
전할 수 없는 그리움아! / 淸草배창호
이슬을 짓밟으며 가는 미어지는 외로움이
빛바랜 지문처럼 드리웠다가 사그라지는
내가 읽을 수 없는 단 하나의 문장이
당신이라는 게 참 슬픕니다
잊지 않겠노라는 그 언약도
빚지 못하는 그리움이듯이
놓지 못한 기억의 행간을 드듬고 있는
저녁놀처럼 산화하는 고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처란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잊히는 것 같다가도
가시 같은 통증으로
되살아 나는 사랑과 미움인 걸 몰랐습니다
바람 잘 날 없다는 나뭇가지도
세월 앞에 속수무책인 줄 알았는데
그리움이 너무 깊어 건널 수 없는 강이 되었을지라도
밀어낼 수 없는 가슴앓이인 줄 차마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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