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된 초봄 / 정찬열
살갗에 부딪히는
쌀쌀한 바람이
따스한 햇볕을 등에 업고
봄기운을 집착하며 걷는 길
새싹의 운율이 들려온다.
가만히 느끼며 만지는 햇살
온화한 미소를 남겨 놓고
수줍은 듯 구름 속에
슬며시 몸을 낮춘다.
흔들리는 가지의
품은 흔들림의 미소에
한걸음 달려온 언덕
이마에 달라붙는 머리카락
일렁이는 바람이
어깃장을 놓을 무렵
배달하는 실바람의 봄소식은
감추어진 봄 햇살에 어기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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