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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이재무

덕 산 2023. 3. 17. 15:25

 

 

 

 

 

3월 / 이재무 

 

늦은 밤이나 새벽 숲 속에 가면

나무들 수액 빨아올리는 소리 우렁차다

나무들 벌써 그렇게 일 년 농사 시작하는 것이다

이제 곧 울퉁불퉁한 수피

부드러운 햇살 툭 툭 툭 치고 가면

가지 밖으로

병아리 같은 주둥이 내밀며 초록들

온통 파랗게 하늘을 물들이며 재잘대겠지

근육질의 사내들 팔 뻗으며

숲을 살 찌우고

다산성의 여인들은 두근, 두근거리는 가슴 열어

씨앗들 토해낼 거야

3월은 즐거운 노동으로 분주한 달

사람들의 몸 속으로도 맑고 뜨거운 피가 솟는다

늦은 밤이나 새벽 숲 속에 가면

나무들 희망 빨아올리는 소리 산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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