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세계꼴지.

덕 산 2023. 3. 13. 15:50

 

 

 

 

세계꼴지. 

 

박천복 2023-03-13 07:44:10

 

세계은행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 세계252개국중 합계출산율에서

처음으로 0.8명대에진입했는데 2년만에 0.7명대로 줄어들어 꼴찌라는 불명예 신기록을 세웠다.

뿐만아니라 이미 10년째 OECD국가 중에서도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OECD 38개국중 합계출산율 0명대는 한국뿐이며 OECD평균 1.6명의 절반이다.

한국을 제외한 37개국은 모두 1명이상 수준이다.

지난 2월2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출생수는, 1972년 95만3000명에서

2020년 24만9000명으로 50년만에 70만4000명(74%)이 줄었다.

특히 2022년 12월 출생아는 1만6,803명으로 월별기준으로는 

1981년 집계이래 41년만에 최저치를 갱신했다.

가임여성 한명이 평생낳을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숫자(합계출산율)는 2022년기준 0.78명이다.

이미 한국의 출생아수는 50년만에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그동안 역대정권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무려280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썼으나 별무효과였다.

가장 큰 이유는 ‘보상’쪽에 무게를 둔, 전형적인 탁상행정 이었기 때문이었다.

고 이건희 회장의 말을 다시 들어보자.

‘모든 문제는 언제나 현장에 그 답이 있다.’

현장을 발로뛰지않고는 답을 찾을수 없다는 얘기다.

합계출산율 0.78명은 사실 위협적인 현실이다.

인구가 급속히 줄어든다는 것은 국가 성장률 하락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 중차대한 문제의 해결은 그 속성상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생활환경’ 은 하루아침에 바꿀수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크게봐서 합계출산율의 당사자는 1990년대에 태어난 30세대다.

이들이 결혼을 주저하고 결혼해서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현실적

이유를 제대로 알아야 그나마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수 있다.

 

지금의 30세대는 치열한 경쟁시대를 살면서 성장했다.

그리고 이어 입시와 취업이라는 또 하나의 경쟁을 통해 당장의 생존을 위해 뛰고있는 세대다.

그래서 이들은 아직 물심양면에서 ‘정착’을 못하고 있다.

대부분이 그렇다.

인간은 정착과 안주를 못하면 불안해진다.

둥지가 없는데 어떻게 알을 낳을수 있겠는가.

이들의 심리적이며 현실적 처지가 바로 그렇다.

오늘도 불안하고 내일도 불안하다면 과연 누가 애를 낳으려고 하겠는가.

그래서 30세대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안정적인 일자리다.

투자와 생산시설이 늘어나야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기업을 밀어주어 이 일이 일어나도록 해야한다.

문정권 5년동안은 그 반대였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지못한게 사실이다.

그들의 반기업, 반시장정책의 결과가 그렇다.

 

다음이 거주, 즉 살 집이다.

한국인의 정서는 제집에 살아야 정착이지 셋집에서는 떠다니는 신세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30세대는 아직 집을 살 실력이 안된다.

정부와지자체는 일반아파트수준의 저렴한 장기임대주택을 대량으로 지어

이들이 최소20년이상 장기임대로 제집을 마련할때까지 제집처럼 살게해줘야 애를 낳고 기를 수 있다.

선진국들은 모두, 벌써부터 그렇게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애를 낳아 키우는데 드는 엄청난 비용이다.

특히 교육비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감당하기 어렵다.

지난해 초,중,고생의 사교육비 총액이 26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교육을 받은 학생비율이 73.8%,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2만

4000원으로 역시 역대 최고치였다.

그래서 애 하나 대학까지 졸업시키려면 부모의등골이 휘어야 한다.

지금 젊은이들에게 그건 자기 책임이기보다 자기희생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이를 기피하려고 한다.

이걸 이기적이라고 할수도 없다.

사교육비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공교육의 질적향상과 학부모들의

가치관 변화 없이는 시정이 어려운 문제다.

합계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난제이며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이기도 하다.

 

또하나 심각한 문제는.

가임여성들이 안고있거나 직장에 다니고있는 젊은엄마들의 경력단절문제다.

아직도 우리네가정은 모든 여성이 직장과 가정에서의 거의모든 책임을 혼자져야하는 구조다.

특히 직장에서의 출산휴가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독소가 있다.

때문에 이들을 법으로 철저히 보호, 충분한 출산휴가를 주고 반드시

제자리로 복직할 수 있게 해야한다.

수많은 여성들이 불이익을 당해 경단여가 된 사례를 연구, 이런일이

없도록 해야 애를 낳고 기를수 있다.

이 문제만은 정권이 그 이름을 걸고 해결해야 합계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

기업도 최선을 다해 인사정책으로 협력해야한다.

 

최근 몇몇 지자체에서 ‘종일돌봄’ 이라는 아동보호 시스템을 시험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직장에 다니고있는 엄마들로서는 이보다 더 절실한 일이 없을 것이다.

애를 안심하고 늦게까지 맡길수 있다면 경단여도 생기지 않고 합게출산율도 올라갈 수 있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불안하게 살고있는 30세대가 더 이상 결혼을 미루지않고

결혼후에도 안심하고 애를 낳을수 있도록 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국가의 1차적 책임이다.

언제나 정답은 현장에 있다.

그 현장들을 연구하고 해법을 낸다면 확실하게 합계출산율은 올라갈 것이다.

 

- 미래는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약한자들에게는 불가능이고,

겁많은 자들에겐 미지이고,

용기있는 자들에겐 기회다.ㅡ빅토르 위고.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