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강제외출.

덕 산 2023. 3. 6. 11:52

 

 

 

 

 

강제외출. 

 

박천복 2023-03-06 07:58:23

 

‘하루종일 집안에만 있으면 안된다 .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강제외출을 해야한다 .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햇볕을 쬐고,

걸으면서 운동해야 노년건강을 지킬수 있다.‘

백번 맞는 말씀이다 .

임상경력  30 여년의 노인과 전문의가 자기 환자들에게 하는말이다 .

각종통계는 ,

65 세 이상의 노인들중  70%이상이 하루종일 집안에서 소파에 깊숙이

앉거나 드러누워  TV 를 시청하면서 소일한다고 했다 .

특별한 일이 없는한 갈데도 없으니 종일 집안에 있게되는게 현실이다 .

그러나 사람이 밖에 나가지않고 집안에만 있으면 빨리 늙고 쉽게 병들며 일찍 죽을수도 있다 .

그래서  ‘강제외출 ’은 누구에게나 현실적으로 필요한 방편이기도 하다 .

 

근자에 나는 아주 충격적인 체험을 했다 .

85 세까지는 매일 한시간에  6 키로를 걷는 강도 높은 걷기운동을 했었다 .

그런데 단  1 년사이 , 86 세가 되자 몸의 근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다리의

힘이 빠져 걷기운동을 계속할 수가 없었다 .

노쇠현상이 급속히 진행되어  87 세인 지금은 보폭을 줄이고 천천히

걷는데도 힘이들 정도로 쇠약해졌다 .

동년배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모두가 비슷하게 노쇠현상이 급속히 진행된 것을 알게됐다 .

늙어서 노쇠현상으로 쇠약해지는건 병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도 할 수 없다 .

몸 전체가 약해지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춰 최선이 방법을 찾아 일상을 살 수밖에 없다 .

비로서 유모차를 밀고다니는 노인들이나 지팡이를 짚고다니는 노인들을 이해할수 있었다 .

걷기운동을 할수 없게되자 자연히 밖에 나갈일도 없어진 셈이다 .

결국 나이많은 노인들은 별수없이 집안에서만 생활하게 되는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

 

 

 

 

 

 

한편 , 노인과전문의의 권고를 신문에서 읽은후  ‘강제외출 ’ 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 봤다 .

우리 부부는 (아내는  80 세 ) 여러 가지 방법과 가능성을 놓고 오래동안

의논한 결과 노인복지관에 회원으로 등록 , 다녀보기로 했다 .

우리는 그동안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에 가본 일이 없었다 .

인터넷으로 가장 가까운 노인복지관을 검색해 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강의와 프로그램이 있었고 공부해 볼만한 과목들도 많았다 .

일단 복지관에 등록하면 매일 강제외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회원등록을 하고 강의도 수강신청했다 .

지금은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매일 복지관을 오가고 있다 .

강제외출이 일상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여러달 계속하니 저절로 익숙해 지고있으며

생활자체가 활력을 되찾는 느낌도 가지게 됐다 .

 

집에서 가까운 지하철 역까지 걸어서  10 분 ,

세정거장을 간후 다시 복지관까지 걸어서  10 분 ,

왕복하면 40분에 약  4300 보를 걷게되고 거리로는  3.5 키로정도된다 .

사실 이 정도만 으로도 나이많은 노인에게는 상당한 운동량이다 .

복지관에는 다양한 강의와 프로그램이있고 여기에 등록, 

참여하는 인원이  800 여명이상이다 .

점심식사도 복지관 경로식에서 하게되는데 ,

하루 식수인원이  450에서 500명정도의 규모가 큰 복지관이다 .

점심식사는  750 칼로리를 기준으로 짠 식단이며 맛이좋고 , 

충실한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 .

지금은 식대가  2000원, 물가상승으로 곧 인상할 것 이라고 한다 .

그래도 이렇게 저렴한 식사는 복지관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

경제력이 없는 노인들에게 이보다 큰 복지가 있겠는가 .

게다가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다 .

 

우리부부는 복지관에 다님으로서 크게 세가지 생산적 이익을 얻고 있다 .

우선 강제외출이 일상이 된 점이다 .

매일 정기적으로 걸어서 오갈데가 있다는 것은 생활의 큰 활력소이며

그만큼 노년건강을 지킬수 있다 .

다음은 매일 점심식사를 복지관에서 하게되어 매식이 크게줄었고

생활비에서 식재료 구입비가 줄었다 .

이건 생각지 못했던 부수적 잇점이다 .

끝으로 중요한 것은 ,

비록 나이는 많은 초고령층이지만 복지관에서 계속 공부할수 있다는 생산성이다 .

일상생활이 달라진것이며 이는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

많이 움직이고 , 많이배우고 , 많이 생각해야하니 더 늙을짬이 없다 .

‘강제외출 ’ 의 결과로 ,

활동적이고 긍정적인 일상을 살수있게된 것이다 .

그래서 감사하고 있다 .

 

- 음식물로 못 고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 .ㅡ 히포크라테스 .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