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덕 산 2022. 10. 1. 15:12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이철훈 2022-10-01 08:53:01

 

점심식사시간이면 매일같이 찾아가는 단골 자율배식식당이 있다. 벌써 넓은 홀 안에 가득 찬 손님들로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아 두리번거리다 테이블을 붙여놓은 자리에 합석하게 된다. 이미 옆에는 두명의 여자가 식사를 하고 있고 맞은편에 식판을 힘겹게 한손으로 들고 걸음걸이도 불편한 젊은 여성이 앉는다. 서로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고 식사만 해서 일행이 아닌 줄 알았다.​

 

​이미 자리 잡은 두 명의 여자는 서로 간간히 대화를 하지만 앞에서 식사하는 여자와는 전혀 대화를 하지 않아 역시 일행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다. 이미 두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어 이상했지만 몸이 불편한 여성이 맞은 편 여성들의 식판에 남은 반찬을 가져다 먹는 것을 보고 아는 사인가 하는 생각이 비로소 든다.​

 

​몸이 불편한 여성이 제대로 반찬 등을 가지고 오지 못해 맞은편에 앉아있는 여성의 식판에 남은 반찬을 가져다 먹게 기다려준 것 같았다. 먼저 식사를 하고 나와 궁금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계속 식당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창 너머로 계속 그들을 바라본다.​

 

​궁금해 엘리베이터를 놓쳐가며 바라보니 몸이 불편한 여성이 식사를 마치기를 기다렸다가 함께 일어나는 것을 보고 같은 일행이었고 그녀를 배려하기위해 반찬을 제공하고 기다려준 것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

 

​왼쪽손이 굽혀지고 걸음걸이도 불편한 모습으로 한손으로 식판을 들고 다니기도 힘들고 거동도 불편한 여성을 나서서 배려하기 보다는 묵묵히 같이 기다려주는 보이지 않는 배려를 하는 것으로 추측해본다.​

 

​처음에는 같이 배식순서를 기다리며 옆에서 도와주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았지만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지 알 수가 없어 스스로 식판을 들고 자유롭게 행동하게 나두고 같이 식사하는 것을 선택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자기방식대로 몸이 불편한 동료를 생각한 것 같다​

 

​같이 일하는 몸이 불편한 동료와 식사를 같이 한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기적으로 불편해 같이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무슨 소리냐 불편한 동료는 자리에 앉아있고 자신이 이 음식을 담아가져다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 두 번은 괜찮지만 계속 할 수가 있느냐 라고 반문하며 스스로 할 수 있게 기다려주고 부족한 것은 챙겨주는 것이 그를 더 마음 편하게 하는 것이라는 사람도 있다. 우리사회에는 몸이 불편한 사람도 있고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도 있다.​

 

​갑자기 직장을 잃거나 하던 사업이 부진해 당장 심각한 생활고를 겪는 벼랑 끝에 선 사람도 있고 오랜 노숙생활로 떠돌며 몸과 마음이 망가진 사람들도 있다. 이런 복지사각지대에서 아무런 배려와 혜택을 받지 못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오랜 세월 동안 묵묵히 돕고 지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랫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씻지도 못한 노숙자들에게 따뜻한 한 끼 식사라도 제공하려고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나서는 사람도 있고 편안한 의사생활을 버리고 노숙자들에게 험한 꼴을 당하면서도 그들 곁을 지켜주는 의사와 의료진들이 있고 자신 몸조차 거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먹이고 씻기는 힘들고 고된 일을 스스로 맡아하는 봉사자들도 있다.​

 

하지만 정작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들을 돕고 지원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은 안중에도 없고 눈만 뜨면 어떻게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대를 모함하고 배신하는 분탕질로 자신의 입지를 높이려고 정신이 없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어 정말 비교된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반응형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출산을 기피할까.  (1) 2022.10.03
미국“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1) 2022.10.02
아직도 그래야만 하는지  (1) 2022.09.30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1) 2022.09.28
거짓의 추억  (0) 2022.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