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이해와 오해

덕 산 2022. 7. 12. 12:50

 

 

 

 

 

이해와 오해

 

세상에서 대인 관계처럼 복잡하고 미묘한 일이 또 있을까

까딱 잘못하면 남의 입살에 오르내려야 하고

때로는 이쪽 생각과는 엉뚱하게

다른 오해(誤解)도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웃에게 자신을 이해시키고자

일상의 우리는 한가롭지 못하다.

 

이해(理解)란 정말 가능한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노라고

입술에 침을 바른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에서 영원을 살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이해가 진실한 것이라면 항상 불변(不變)해야 할 텐데

번번이 "오해"의 구렁으로 떨어 진다

 

"나는 당신을 이해합니다" 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언론 자유에 속한다

남이 나를 또한 내가 남을

어떻게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이해하고 싶을 뿐이지.

 

연인들은 자기만이 상대방을

속속들이 이해하려는 맹목적인 열기로 인하여

오해의 안개 속을 헤매게 된다

그러고 보면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가 아니라

상상의 날개에 편승한 찬란한 오해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중심적인 고정관념을 지니고 살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물에 대한 이해도 따지고 보면

그 관념의 신축작용에 지나지 않는다

 

누가 나를 치켜세운다고 해서 우쭐댈 것도 없고

헐뜯는다고 해서 화를 낼 일도 못 된다

그건 모두가 한쪽만을 보고 성급하게 판단한 "오해"이기 때문이다

 

실상(實相)은 언외(言外)에 있는 것이고

진리(眞理)는 누가 뭐라 하건 흔들리지 않는 법.

온전한 "이해"는 그 어떤 관념에서가 아니라

지혜의 눈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그 이전에는 모두가 오해일 뿐.

 

- 법정스님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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