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마음의 문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 성전스님

덕 산 2022. 5. 19. 12:03

 

 

 

 

마음의 문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누워 있는 방으로

풀벌레 울음소리 새 울음소리

물처럼 흘러들어와 잠을 깨웁니다.

 

가만히 일어나

그 소리들의 합창에 귀를 기울이니

문득 그리움 가슴입니다.

 

먼 기억 속에 고향집 떠오르고

그 고향집 지나던

눈발과 바람소리와

그 곳 하늘에 떠있던 별과 달이 그립습니다.

 

바람만 불면

덜컹이던 유리문 소리와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가 가슴에 일렁이며 다가옵니다.

 

나는 시간을 지나쳐왔는데

시간은 여태

내 곁을 떠나지 않고

그 때 그 소리들을 들려줍니다.

 

시간이 문득 고맙습니다.

삶이란 그런순간 얼마나 살만한 것이던지

삶은 기억하나 만으로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것을 실감합니다.

 

삶이 좀 가난해도

가난해서 악다구니 같은 비명소리를 듣는다 해도

어느 한 순간 잃어버린 기억 속에

풍경소리를 들을 수만 있다면

삶은 그래도 살만한 것이 됩니다.

 

각박해도,

괴로워도 마음의 문은 늘 열어두어야 합니다.

마음의 문을 열어두면 그 안으로

반짝이며 다가오는

삶의 소리 하나는 만날 수가 있습니다.

 

마음의 문을 열어두는 사람은

이 어두운 삶의 한 가운데에서도

빛처럼 스며드는

희망 하나를 만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 성전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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