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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의 영토​ / 이해인

덕 산 2022. 4. 23. 10:19

 

 

 

 

 

민들레의 영토​ 

              - 이 해 인 -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이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 노을에

저렇게 긴 강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원색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 이해인 수녀님의 “민들레의 영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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