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추석맞이 준비물

덕 산 2012. 9. 26. 15:01

 

 

 

 

 

추석은 우리나라 4대 명절의 하나로 한가위 또는 중추절(仲秋節)라고 말한다.

파란하늘... 뭉개구름 두둥실 떠 있는 풍경이 고향의 추석을 떠올리게 한다.

곡식이 여물고 과일이 익어가는 풍요로운 명절....

추석을 앞에 두고 어릴 적 설레이던 마음과 같은 설레임은

이제 나이 들어 사라지고....


잠시... 상념에 젖어 있을 여유도 주지 않고

마나님 계획대로 추석맞이 식재료 등 준비할게 많다며 마트에 가자고 한다.

시내에서 제일 크다는 마트주차장엔 차들이 가득하다.

이곳저곳 몇 바퀴 헤메다 간신히 주차공간을 마련했다.


구르마(카트)를 끌고 마나님 뒤를 따라 다니는데....

그 많은 사람들 틈새를 헤집고 다니는 일도 힘이 든다.

가가호호 누구네 할 것 없이 명절이라고

음식을 준비해서 평상시 보다 월등하게 부쩍인다.


때론 맞은편에서 오는 카트와 부딪치기도 하면서

이리저리 바쁘게 따라 다니는데..

아무래도 시집간 딸내미와 사위가 오니까

이것저것 살 물건이 많아진다.

이것은 누가 좋아하고, 저것은 누가 좋아한다며 카트에 가득한데...

내가 좋아하는 것 산다는 말은 하지도 않을 뿐더러 묻지도 않는다.

 

 

 

 

 

 


그 동안 태풍이 지나고 비까지 자주 내린 탓인지...

채소 가격이 금값이다.

출구 계산대에서 정산하는데 예상보다 많은 금액이다.

별로 산 물건도 없는 것 같은데...

차례 상 준비하는 가정은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겠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어린 시절 추석은 육류, 해물 등 몇 가지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농사지은 것으로 해결되었는데....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돈으로 해결해야 하는 도회지 추석 준비는

속된 말로 장난이 아니다.


울타리에 누런 호박이 메달리고

감나무 가지마다 노란감이 익어가고,

뒷산 밤나무에 알밤이 떨어지던

어릴적 고향의 이맘 때 풍경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날이다.



다산 정약용선생께서 송파마을에서 추석날 풍속을 보고 읊은 시입니다.


--- 추석에 시골 마을의 풍속을 기록하다(秋夕鄕村紀俗)>


맑은 날씨의 시골 마을 떠들 썩 즐겁구나(晴日鄕村樂意譁)

가을 동산의 풍미는 자랑할 만도 하네그려(秋園風味向堪誇)

들 집 지붕 위엔 넝쿨 말라 박통이 드러났고(枯藤野屋瓜身露)

산언덕엔 병든 잎 사이로 밤송이 짝 벌어졌군(病葉山坡栗腹呀)


- 2012. 9.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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