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새벽을 열며...

덕 산 2021. 3. 13. 13:20

 

 

 

 

새벽을 열며...

 

오랜만에 운동하기 위해 6시에 일어나 운동장으로 향했다

영상 3도의 기온이지만 이른 시간이라 조금 쌀쌀하게 느껴진다

환하게 불이 켜진 편의점, 어두운 길을 바쁘게 걷는 사람들...

운동장 근거리 골프연습장 타석에서 공치는 사람들이 새벽을 열고 있다

 

월드컵경기장 원형 건물에는 외등이 켜져 있어 운동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운동하고 있다

대부분 중년과 노년들이다

운동하며 통성명을 하지 않았어도 구면이신 분들과 목례로 인사를 나눈다

 

트랙을 돌며 곳곳에 설치된 운동기구도 이용해 보고

최근 산책은 자주했지만 운동하기 위해 나온 게 오랫만이라

운동기구가 생소하게 느껴진다

 

아파트 빌딩 숲 사이로 여명이 다가오고 있다 

주변 나무들의 봄을 맞이하는 모습이 보인다

목련 꽃봉오리가 제법 커져있고

진달래가 어느새 꽃봉오리를 터트리며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봄바람에 겨울은 썰물처럼 밀려가고 초목들이 이렇게 봄을 알리고 있다

 

 

 

 

 

봄은 생명의 계절이며 희망을 주는 계절이다

작은 나뭇가지에서 잎이 돋아 나고 꽃이 핀다

지난 주 옥상 스티로플 상자에 상주 씨를 파종했는데

발아가 잘 되어 깜짝 놀랐다.

낮은 기온에 새싹을 틔우는 게 신비롭게 느껴졌다

 

운동장 주변 조경 수목들을 보며 감성에 젖어 있는데...

광교 아파트 위로 햇살이 비친다

요즘 일출시간이 무척 빨라졌다

 

집으로 오는 길...

경사로에 폐지 모으는 어르신이 리어카를 힘들게 끌고 있다

몇 시에 나오셔서 이렇게 많은 폐지를 모으셨는지...

두 블럭을 밀어드리자 환한 웃음으로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신다 

등 뒤에서 비치는 햇살이 어르신 얼굴에 환하게 비쳐진다

아버지 생전의 모습처럼 깊은 주름살이 삶의 연륜을 느끼게 하는 모습이다

 

어르신 삶의 무게가 느껴져 마음이 무겁지만

웃으면서 “건강하세요‘ 라고 말씀드렸다.

어르신께서 편하게 오르막길을 오르시도록 도와드렸지만

찡한 마음이 집으로 오는 길 내내 이어졌다

 

나이들어 부유한 삶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며 굴곡 없이 평범한 일상이 되길

마음 속으로 기도하게 되는 아침이다.

 

- 2021. 03.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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