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방심한 결과

덕 산 2021. 1. 8. 17:24

 

 

 

 

 

방심한 결과

 

수요일부터 연일 영하의 기온이다.

금요일에는 영하 17도까지 내려간다는 예보다.

금요일 새벽 본사 내려가는 날 시동이 안 걸리면

보험사 서비스 차량을 부르게 되는데

시간이 많이 요구되고 번거로워 미리 밧데리 보온을 해주려고 생각했다.

 

밧데리 교환한지 2년이 조금 지나서 아직 밧데리 성능에 문제없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수요일 오후에 작은 사이즈의 담요와

대형 비닐 봉투 그리고 비닐끈을 준비해서 주차장으로 갔다.

 

한 낮 기온도 영하 4도이며 바람이 조금 불어

밧데리 보온 작업하는데 제법 춥게 느껴진다.

비닐끈을 밧데리 가로, 세로 길이로 자르고

담요를 두르고 끈으로 묶으며 작업하는데

서둘러 작업했는데도 20여분 소요되었다.

이틀 동안 차량 운행을 하지 않아서 시동을 20분 정도 걸어주고...

 

수요일 저녁 무렵부터 내리는 눈이 많이 쌓였다.

적설량이 10cm 이상이다.

목요일 오전에 차량 유리에 내린 눈을 제거하고 시동을 거는데

영하의 기온 때문인지 엔진 소리가 좀 이상하게 들린다.

악세레다를 밟아주니 괜찮아져 20여분 공회전을 해줬다.

오후에도 노파심에 20여분 시동을 걸어주고...

 

 

 

 

 

금요일 새벽...

일어나자 마자 바로 날씨 예보를 보니 영하 17.2도이다.

주차장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이상 되리라는 생각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렇게 적설량이 많고 혹한이던 겨울이 없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동네 소방도로에 어제 내린 눈이 결빙되어있다.

긴장하며 차 키를 꼽고 예열해주기를 세 차례 반복 후

시동을 거니 몇 초 지나서 시동이 꺼진다.

악세레다를 좀 세게 밟아주고 10분 정도 공회전 후 출발했다.

 

주차장을 나와 큰 도로로 진입하자마자 차가 힘이 없고

엔진소리도 찜바(절름발이)로 비정상이다.

밧데리가 이상이 있어서 그런 거라면

주행하며 좋아지겠지 하며 본사로 내려가는데...

 

오산IC 진입 할 때 까지 평상시 25분 정도 소요되는데

오늘은 무려 45분 이상 소요되었다.

고속도로 진입 후에도 엔진소리는 불규칙하고

악세레다를 밟아도 차가 속도가 나질않는다.

최고속도 90Km 언덕을 오를 때는 60Km 미만의 속도로 주행해야 했다.

 

오늘따라 갓길에는 견인차량과 비상 깜빡이등을 켜고

정차되어 있는 차량이 여러대가 있다.

날씨 영향인지... 나처럼 차가 속썪이는 듯하다.

 

평소에는 본사에 갈 때에 옥산휴게소에서 30분정도 머문다.

커피도 마시고 볼일도 보고...

또 다른 이유는 고속도로에서 사고 또는 공사로 인해 정체되어

년 중 몇 차례 도로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서 

언제쯤부터인가... 일부러 여유 있게 일찍 출발한다.

오늘은 휴게소 들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본사에 도착해서 샘플과 서류를 전달하고...

 

 

 

 

회사에서 제일 가까운 카 센타로 갔다.

여덟시가 조금 넘은 시간 1시간은 기다려야 오픈 할 시간이다.

“아뿔사... 간판에 전화번호가 없다” 난감하다

114에 전화해서 자운동에 있는 카 센타 두 곳을 안내해 달라고 말했다.

안내 받은 첫 번째 번호로 전화하자 다행히 상대방이 받는다.

 

“아침 이른 시간에 죄송합니다 차량이 문제가 있어 급하게 수리하고 싶은데

사장님 카 센타 주소 알려주시면 바로 찿아가겠습니다.“ 라고 말하자

“지금 어디 계신데요” 라고 말한다.

“여기가 자운동 카 센타 앞인데요?” 라고 말하자

“거기 계시면 내가 가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난감하다.. ...

카센타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무작정 기다리라니...

 

5분정도 기다리자 50대로 보이는 분이 카 센타 문을 열고 있다.

여기 카 센타 사장님인 듯...

상호도 없이 안내 받은 전화번호가  내가 찿아간 자운동 카 센타 사장님 전화였다.

우연이지만 "황당하고... 이런 경우도 있구나" 하며 마음 속으로 감사했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자

차량의 상태를 묻고 작업도구를 챙기며 사무실에서 기다리라고 말한다.

노심초사하며 작업하는 과정을 지켜보는데

날이 추우니 사무실로 들어가라고 거듭 말한다.

사장님은 혹한에 전열기구도 켜지 않고

나 때문에 작업을 서두르는데 미안하고 감사하다.

 

연료 휠타가 날씨 탓에 연료를 제대로 공급해주지 못해서 그렇다고 말한다.

약 사오십분 교체작업이 끝나고 시동을 걸자

평상시와 같이 엔진소리가 경쾌하다.

사장님께 “혹한에 일찍 오셔서 작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몇 차례 감사한 마음 전하고 본사로 갔다.

 

영업소로 올라오는 길...

본인의 영업장이며 하는 일이지만 영하의 날씨인데 짜증 내지 않고

친절하게 응대하고 수리해주신 카 센타 사장님이 고맙고 감사하다.

사장님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분도 계시구나"라고 생각하며 하늘을 바라보니

파란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아름답다.

 

컴에 저장된 차량에 관한 자료를 열어보니...

작년 쯤 교환해야 할 연료 휠터를 교환하지 않은 게 오늘 자처한 고생이다.

회사 업무가 무사히 마무리되어 다행이지만

차량 수리가 완료될때까지 마음 고생이 심했다.

오늘 일을 반성하며 스스로를 채칙하는 날이다.

 

- 2021. 01. 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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