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몰라서 못 쓴 행복

덕 산 2019. 12. 13. 14:59

 

 

 

 

 

 

 

 

고순철(ash***) 2019-12-12 15:08:43

 

지금은 운전을 제가 직접 하기에 아주 험한 길이 아니면 차멀미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왜 과학일까"를 연구하던 시절에는 차멀미를

심하게 하였고 때론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가족이나 친구들의 손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기에 외출은 무척이나 기다려졌습니다.

그리운 님을 만나러 가는 것만큼이나 설레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햇빛이 밝으면 밝을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그림자처럼 차멀미는 번번이 설레는 외출을 망설이게 하였습니다.

 

 

멀미를 할 때마다 먼 풍경을 바라보라는 조언이 이어졌지만 심할 땐 百藥無效다 싶은 때도

있기는 했었지만 많은 경우 멀미를 예방하는 데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가까운 곳을 보게 되거나 외출로 들뜬 마음에 가족들과 수다를

떨다 보면 '멀미'라는 무시무시한 놈이 덮쳐옵니다. 외출이 곧바로 고행길이 되곤 하였습니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또 除夜의 종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인류가 낳은 가장 위대한 희극인이라는 칭호가 결코 아깝지 않은 챨리 채플린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요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오늘 점심 뭐 먹지"라는 농담이 있듯이 산다는 것

그리고 살아 있다는 것은 모든 순간순간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만 남게 됩니다.

결과에 따라 만족을 할 수도 후회를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나고 보니 올 한 해도 매번 선택의 순간이었습니다.

인간만 반성을 할 줄 아는 동물이라는 철학적 명제도 있지만 한 해의 마감을 앞두고

또 어쩔 수 없이 지나온 시간들, 그리고 결과에 의한 선택의 순간들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왜 그렇게밖에 살지 못하였을까,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아주 오래된 TV브라운관의 殘像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때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라고 애써 自慰도 해보지만 그래도 결과에 따른

"기회비용"에 대한 아쉬움은 창틀의 먼지처럼 켜켜이 쌓여있습니다.

 

 

먼 풍경을 바라보면 차멀미가 어느 정도는 줄어들었던 것처럼 큰 관점에서,

먼 시야로 선택을 했었다면 어쩌면 오늘 아쉬움은 조금은 줄어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게으른 나그네 석양에 바쁜 것처럼 마음이 괜스레 바빠집니다.

묵은 먼지 털어내듯이 또 한 번 다짐을 해봅니다. 반성이 되지 못하는 후회는 그만하고 새해에는

좀 더 선택에 신중하고 어떤 결과를 낳더라도 "기회비용"에 연연해 하지 말자고 말입니다.

 

 

청소를 하다 보면 존재조차 모르고 있는 돈을 발견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올 한 해 잘 마무리 하시고 마미 쓰지 못한 행복이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 잘 챙겨보시는 시간 되십시요.

때로는 그것이 행복인지 몰라서 미처 쓰지 못한 행복이 어딘가에 수줍게 숨어 있는지 찾아보세요.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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