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글쓰기를 추천합니다

덕 산 2019. 12. 5. 11:32

 

 

 

 

 

 

 

 

글쓰기를 추천합니다

 

김홍우(khw***) 2019-12-03 17:04:39

 

 

부지런히 다시 읽고 고치고 또 고치기를 거듭하는 것으로..” 문장과 글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말을 어느 글쓰기

소개를 전문으로 하는 잡지에서 읽었습니다. 글을 쓰신 분은 유명한 수필가이시니 어련히 마땅한 말씀 좋은 말씀

옳은 말씀 그래서 글을 쓰는 후배들에게 금과옥조의 귀한 말씀을 남겨주신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많이 배우며 또 존경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조언과 가르침을 배움으로 받았다면 마땅히 그대로 실천을 하여야 하는 것이 마땅하거늘..

저는 그렇게 하지는 않고 있는데.. 하긴 뭐 저는 전문으로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취미로 하는 글쓰기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어찌어찌 산문이며 수필 등을 흉내 내서 긁적거리는 것을 하다보니까..

그렇게 남겨진 졸작의 숫자가 2천개를 넘다 보니 이즈음에서 나의 글쓰기를 돌아보게 됩니다.

 

자신이 쓴 글을 자꾸 다시 읽어보고 되짚어보고 수정하고.. 하면서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두 말이 필요 없는

좋은 일입니다만 저의 경우에는 글들을 일기처럼 나의 지난날을 돌아보는 것도 그 목적의 하나로 하고 있기에 지향하는

바가 조금은 다릅니다. ,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아주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그냥 그대로 두는 것인데 그것이 내

모습 그대로를 살려 놓는 것이고 그 글을 쓸 때의 나의 서투름과 상황적 배경을 그대로 남겨두고 싶은 것이며

먼 훗날에도 그 글들을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게 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즉 오랜 후에 낡은 앨범 속에서 발견한 한 장의 빛바랜 흑백사진 속의 내 얼굴이 코를 흘리고 있든지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든지 울고 있든지 웃고 있든지 뺨에 밥풀을 서너 개 쯤 묻힌 채로이든지 눈꼽이 끼어 있든지 그게 그때의 내 얼굴이며

그 모양을 통하여 그 시절 속으로 휭 들어가서는 이런 저런 살펴봄 속에서 훗날 된 그때에도 빙긋이 웃어 보고자 하는

작은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 사진 속의 얼굴이 잘 못 나왔다고 컴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더 잘생기게 더 멋있게 고치는 이들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지난 세월 속에 있었던 옛것의 아름다움은 옛것 그대로 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쓰는

나의 글들이 훗날에 그러한 모양으로 발견되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지요. 물론 저의 생각이며 저 만의 고집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뭐.. 어때 직업적인 글도 아니고 누군가 읽어주기를 고대하면서 쓰는 글도 아닌데.. 하고 있지요.

 

글을 잘 다듬는 것을 윤문(潤文)이라고 하지요 수정 개정 보정 등이 다 거기에 포함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완성 된 저의 글에서 혹시 맞춤법 띄어쓰기.. 등 아주 기초적인 것들 중에 수정할 곳이 없는지 정도만

확인하고 있습니다. 물론 문장을 고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글 내용 보다는 글쓰기 문법의 일반 진행 중에서

쯧 하게 되거나 쯧쯧 하게 되는 어색한 곳 등을 골라서만 그렇게 하지요. 하긴.. 그래요. 글을 쓰다보면 더 잘 써야지 하는

욕심이 자꾸만 생겨나기는 하는데 그래서 두어 번 고쳐 쓰다 보니까 오히려 더 이상해지는 나의 얼굴(!)모습을

발견하게 되어서 에잇 하고 놓아두기를 꽤 오랫동안 하고 있습니다.

 

그래.. 글을 수정 교정 개정 보완 증보 한다는 것은 글쓰기의 대가들에게나 해당 되는 것이 아니겠어.. 또 그렇게 하는

것으로 더욱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이들도 역시 그들에 한한 것이겠지.. 대문호 황순원 선생님의 소설 독 짓는 늙은이

국어교과서에도 실렸던 소나기등은 발표 된 후에도 두 어 차례 작가의 직접 수정을 통하여 개정 되었다고도 하고..

또 작금의 대문장가 이문열 선생님도 그의 초기작 사람의 아들의 말미 등을 다시 손을 보아 개정판을 내어 놓은 것을 보면..

그래, 그렇듯 수작 역작 들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지.. 하기는 하면서도 그러나 그 분들은 전업 작가들이잖아.. 나는

물론 그분들의 발 끝 쪽에서도 새끼발가락의 그림자 한 켠 속 조차에서도 맘 놓고 자리를 펴고 앉을 수 없는 아마추어

수필가(! 이렇게 만이라도 누군가가 불러만 준다면 얼마나 큰 영광이 되겠는가마는!)이다 보니까..

허허 그저 대가들의 거침없는 명문들이 부러워서 하는 소리이지요..

 

사람들은 원대한 꿈을 가지라!!’고 힘주어 말하지만 그러나 꿈도 꿈 나름.. 개미가 호랑이가 되는 꿈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고 나의 당위를 겸손한 척으로 세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또한 개미로 살아가는 삶이 더 재미있고

즐거운 것인지 호랑이의 것이 그러한지는 알 수 없는 것이잖아.. .. 나는 그도 저도 아닌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원대한 꿈을 갖는다고 하는 것도 그렇지.. 이제 이렇듯 여기까지 살아온 정도가 되어보니까 사람들에게 실제로 유익을

주는 것은 큰 꿈을 꾸는 것으로서가 아니라 작은 꿈을 꾸는 것으로서 이며 그러한 사람들이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입니다.

 

 

 

 

 

 

대부분의 큰 꿈이란 주로 남자들이 일으켜내는 영웅심의 발로에서 이기도 하고.. 크게 나쁠 것은 없지만.. 큰 꿈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에 긴 한숨의 토로와 엉뚱한 자격지심으로 위축되어지는 결과를 가져 오게 되면서

자칫 무엇이든 무엇으로이든 자신의 삶이 자꾸만 아주 작은 부분부터 망가지는 시작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즉 이루지 못한 큰 꿈은 그 터져버리는 소리도 충격도 요란하지만 작은 풍선과 같은 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면 저의 너무 그릇이 작은 것일까요? 아니면 여전히 월척보다는 피라미에 만족하라.”는 말을 의지함에

무게를 더 두어야 하는 것일까요. 허허.

 

인터넷 온라인을 여행하다보면 이런 저런 많은 아마추어의 글들을 보게 되는데 대부분은 자신의 취향대로 나의 향기

꾸밈없는 담백한 필체로 그려낸 글들이어서 모르기는 해도 이 방면의 전문가 들이 보기에는 서툰 글과 격조가 없는

글 등이 많이 있을 것이지만 적어도 저의 수준에서 바라 볼 때에는 대단한 글 솜씨유려한 문장력을 과시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래.. 이렇게 초야에 숨고 묻혀있는 인재들이 많이 있구나..

 

허허. 그래서 더욱 나의 글쓰기를 추천합니다. 나의 일생 나의 역사를 나의 이야기로 남겨 보세요. 누가 읽어주지

않아도 그래서 알아주지 않아도 또 그래서 그냥 취미생활이라고 하여도 과연 얼마나 고상하고 좋은 취미 입니까..

장비를 구입하거나 하는 것으로 돈 들어갈 일이 거의 없는 것도 큰 장점이고.. 또 좀 더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자꾸

더 다른 이들이 쓴 글 즉, 책을 읽게 되니까 마음의 양식이 풍성하여지니 그 또한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우리 시대는 어릴 적부터 독서를 취미로 하라는 채근과 종용을 늘 받아오지 않았습니까..

유려하고 깔끔한 글로 나의 가족사를 집필하게 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면 더더욱 좋은 것이고..

 

하여 다시 한 번 더 힘주어 글쓰기를 추천합니다. 다만 저처럼 수정 보정에 제한을 두려하지는 마시고 마음껏

자유로운 가운데 아내와 또는 남편 그리고 친구와 아이들을 향하여서도 아름다운 추억담을 만들어 남길 수 있는

 멋진이들이 다 되시기를 바라고 기원합니다.

 

- 산골어부 2019123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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