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 아빠 제사는 지내라
고순철(ash***) 2019-09-21 11:40:48
세월이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시간이 흐른다"라는 표현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만, 제목과 저자는 기억에서 지워졌지만
제가 접한 책에선 우주라는 관점에선 "시간"이란 게 아예 없다고 합니다.
"현상"만 있을 뿐 "시간"은 사람이 만든 물리적이고 철학적 개념이라 합니다.
"세월이 약이겠지요"라는 유행가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큰 고통과 아픔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함으로 위장한 길들여짐에 의해 감정이 무디어 진다는 뜻이겠지요.
그러고 보면 시간이 참 고마울 때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세월이란 것만큼 慈悲(자비) 없이 잔인한 경우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세월 앞에, 나이라는 것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건강을 보면 시간이 참 잔인하다 싶기도 합니다.
하긴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겐 언젠가는 끝이 있을 수밖에 없기는 합니다.
세월에 길들여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또한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이란 단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순간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도 두렵기는 합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당부 아닌 당부를 했습니다.
"아버지가 죽으면 제사는 반드시 지내라.
어차피 제사란 게 죽은 사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시간이다.
남은 가족들이 먼저 간 가족을 기억하는 시간,
함께 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제사는 반드시 지내라.
격식 필요 없다.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만 준비하면 된다.
만일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가족끼리 외식을 해도 좋다.
제사를 기회로 남은 식구들이 함께 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그리고 제삿날은 음력, 양력 필요 없이 아빠가 죽은 날이 아니라
살아있었던 마지막 토요일 저녁 식사 시간 때에 지내라.
그래야 제사 자체가 부담이 안 되고 식구들이 함께 하기에 부담이 없다."
듣고 있던 아내가 그러더군요.
"엄마 제사는 아빠 제사에 합쳐라"
제가 그랬습니다.
"살아서 함께 하는 고통을 겪었는데 죽어서까지^^"
여담이지만 제사상에 격식 따지지 말고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만
준비하면 된다고 했는데 상다리 부러지게 차리란 말의 다른 말입니다.
제가 아는 것이 많아서 먹고 싶은 것도 많다는.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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