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인간 못 된 놈은 나이가 벼슬

덕 산 2019. 9. 5. 10:14

 

 

 

 

 

 

 

신문기사 중에 "세대간 대화 막는 나이라는 훈장" 기사를 접하고 상념을 적어봅니다.

우선 지극히 동감합니다.

필자가 인터넷에 정치, 사회 등에 대해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 입니다.

마치 연애시절 밤 새워 쓰고 또 썼던 연애편지 아침이면 부끄러워 차마 붙이지 못하는 것처럼

그때는 최선이라 생각하고 올렸던 글들 이제 보면 쥐구멍을 찾고 싶은 글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자꾸만 업을 쌓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그때 글을 올리면서 다른 분들과 본문과 댓글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토론을 위장한 싸움이었더랬습니다^^

그때 토론 중에 가장 난감하고 황당하고 분통터지는 것은 주제에 대한 과 좁혀지지 않는 마치 상대방의

주장에 동의를 하면 굴복한 것처럼 여기는 그래서 좁히고 싶지 않은 간격이 아니라

"너 나이 몇 살 X먹었어!"라는 부류들입니다.

논리가 궁해지게 되면 그렇게 걸고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였습니다.

이런 경우는 off line에서도 자주 접하는 풍경입니다. 서로의 주장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나이의 많고 적음으로 논쟁에서 이기고자 하거나 사안의 옳고 그름을 결정짓거나

나아가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는 경우는 흔합니다.

그래서 양반은 양반 자체가 벼슬이고, 인간 못된 놈은

나이가 벼슬이다 라는 옛말에 무릎을 치게 됩니다.

주장과 논리에 대한 반박이 아니라 세월가면 누구나 얻게 되는 나이로 억누르는 못된 습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長幼有序(장유유서)를 넘어서 "빠른 년생"이란 표현이 상징하듯 있듯 나이를 유독 따지는

우리 문화에만 국한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흔하지만 결코 편치 않는 모습입니다.

진짜 서글픈 것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필자 역시 나이로 꼰대짓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식과 이야기 중에 말문이 막히면 자신도 모르게 "그런데 너 아빠한테 말 하는 태도가

왜 그래!"라며 아이가 하고자 하는 주장 자체의 잘못이 아니라

아빠에게 감히 을 말하는 것 자체가 잘못인양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성숙하지 못한 인격 탓이겠죠.

無爲行의 세상에 대한 삿대질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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