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림이 없어라 / 淸草 배창호 걸림이 없어라 - 淸草 배창호 - 물은 비우는 마음을 닮았기에 돌 개천도 품어 안고 실개천 개여울 구비 돌아서 산하를 감싸안아 한량없는 자적에 들었으나 바람은 딱히 정해진 곳 없으니 오라하지도 가라하지도 않았건만 정 붙일 곳 마땅찮아 길 위에 서성인다 한때는 살가운 입김으로 열.. 배창호시인님 글방 2013.11.25
산 수국 / 淸草 배창호 산수국 / 淸草 배창호 솔바람 일어 하늘빛 닮은 네 거기에 있었더라 녹음 속에 펼친 아리따움 미소조차 임을 빼닮아서 능선을 오르내리는 담채淡彩 향이 세월 때 입힌 묵은 질그릇 같고 티 나지 않는 살가움에 도취한 나목은 그저 온몸으로 일산日傘이 되어 한 줌 햇살도 발붙이지 못하게 서있다 사시사철 올곧은 산죽山竹인들 수려한 미소 앞에 묵중함도 내려놓고 보니 산등성 살랑이는 바람이 홀로 고상한 척 다하지만 시절 인연도 한때인데 산그늘 곁에 있는 듯 없는듯하였어도 한여름도 그저 무색게 하는 벙긋이는 자태가 이토록 당찰 줄이야. 배창호시인님 글방 2013.11.20
갈꽃 억새는 / 淸草배창호 갈꽃 억새는 - 淸草배창호 - 은빛 가을살이 살갑게 일고 있다 언뜻 잠이 덜 깬 네 닮았어도 바람이 손짓하면 이내 길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입김만 스쳐도 날아갈까 봐 가슴 졸여도 가을 찬 서리 신들린 나부낌이 참, 신통하다 누구 하나 어여쁘다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바람에 내맡긴 .. 배창호시인님 글방 2013.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