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산 수국 / 淸草 배창호

덕 산 2013. 11. 20. 14:27

 

 

 

 

 

 

 

산수국 / 淸草 배창호

솔바람 일어
하늘빛 닮은 네 거기에 있었더라
녹음 속에 펼친 아리따움
미소조차 임을 빼닮아서
능선을 오르내리는 담채淡彩 향이
세월 때 입힌 묵은 질그릇 같고
티 나지 않는 살가움에 도취한 나목은
그저 온몸으로 일산日傘이 되어
한 줌 햇살도 발붙이지 못하게 서있다

사시사철 올곧은 산죽山竹인들
수려한 미소 앞에 묵중함도 내려놓고 보니
산등성 살랑이는 바람이
홀로 고상한 척 다하지만
시절 인연도 한때인데
산그늘 곁에
있는 듯 없는듯하였어도
한여름도 그저 무색게 하는
벙긋이는 자태가 이토록 당찰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