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절佳節의 봄 / 淸草배창호 봄눈을 쓰고 선 마른 갈대궁, 겨우내 설련화雪蓮花의 마중물로 기다림이 있는 삼월은 춘몽春夢의 달달한 꽃바람이 이는데도 설은 망울조차 얼어붙게 하는 꽃샘의 억하심을 어이하리야 침잠沈潛에서 깨어난 설렘의 가지마다 발그스레 수줍은 유두 빛 꽃망울, 봄비에 깍지가 씌었는지 하시도 저버리지 않은 초롱 같은 언약이 파르르 떨림으로 요동치는 비단 꽃길의 꽃이리 봄맞이에 오직 비빌 언덕 하나만 믿고 떨쳐버릴 수 없는 진통 또한 四月 상춘常春의 환대가 있기에 변하지 않고는 지킬 수 없는 하루가 다르게 들떠있는 눈부심에 입맞춤하고 싶은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