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동三冬과 立春의 피아간 / 淸草배창호
복수초 피는 立春을 버선발로 마중하면서
삭정이의 때늦은 숨비소리 같은
봄눈 뒤집어쓴 상고대,
소소리바람에 봄동 절이듯
지문처럼 새겨지는 빈 가슴 이는데도
간밤에 까치발로 다가선 봄비가
고난의 연속인 삼동三冬의 밤을
파르르 눈 뜨임을 빚어낼 수 있는
낭에 핀 한 떨기 꽃처럼,
서성거린 행간의 봄 꿈을 향해
사각이는 섶의 스산한 소리마저
서려 붙어 하얀 시공을 덧없이 펼치는
풍애의 네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하게 녹일 수 있는 애모愛慕의
겨울이 되고 싶지만, 꽁꽁 여민 쳇바퀴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위선처럼 차지만
긴긴 동지섣달 밤은 왜 이다지도 길어서
가슴으로 쉬이 닿을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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