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우(khw***) 2018-11-08 17:19:14
“사람이 늙으면 병원이랑 약국이 가까운 곳에서 살아야 돼.. 몸이 다 망가져서 아무리 밥을
퍼 넣고 고기를 집어넣어도 소용이 없고.. 약을 한 움큼씩 집어넣어야 겨우 겨우 살아가지..”
한 어르신의 말씀인데 참.. 기분이 가라앉는 꿀꿀한 말씀이기는 하지만 좌중에 있던 비슷한 연배의 여러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을 보면 틀린 말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요.. ‘늙으면 약으로 산다.’는 말은 오래 전부터 가끔씩
들어온바 이어서 낯설지 않습니다. 쯧, 그만큼 몸이 쇠약해지고 아픈 곳이 자꾸만 생겨나고 자칫 쉽게 다치기도
하기 때문이라고들 하지요. 그래서 인삼녹용도 다려 먹고 헬스장을 가거나 걷기 운동도 꾸준히 하고 넘어질까
쓰러질까 양손에 지팡이를 하나씩 들고 다니기도 하는데 이곳 산골마을에서는 휠체어처럼 생긴
동력차를 타고 다니시는 노인 분들도 자주 보게 됩니다. 좀 위험하기도 하지만..
그 모두가 다 ‘건강장수’를 하기 위한 것이지요. 그리고 또 많은 어르신들이 한 결 같이 “인삼녹용 필요 없어
밥 세끼 잘 먹는 게 보약이야.”고 말씀들 하십니다. 물론 그 역시 틀리지 않는 말씀이기는 하지만 세끼 식사를
꼭꼭 잘 챙겨 드시는 것으로 건강유지의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또 아닙니다. 그래서 ‘약’을 찾게 되는데
그 의지 비중이 점점 커져가면서 나중에는 어르신들 말씀대로 “한 주먹씩입에다 털어넣게” 되지요. 몸이 늙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약으로 살아야 하는 때가 오는 것 역시 막을 수 없다고 깊은 한 숨으로 말씀들을 하시는 것을
보면 저와 같은 60대 초반 초로의 사람들도 따라서 한 숨을 쉬게 됩니다. 바로 닥쳐 올 일이고..
아니 벌써 아닌 듯 스멀스멀 다가 와 있는 것도 같기에.. 허허.
“무엇이든지 하루에 알약 8개 이상을 늘 먹는 다면 조심조심 건강을 더욱 챙기셔야 할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TV에 무슨 프로에 나온 의사분이 하신 말씀인데 자꾸만 새기게 되면서 내가 먹는 약의 개수를 헤아려 보게 됩니다.
어째.. 여덟 개가 넘는 것 같은데.. 수치는 높지 않지만 고혈압과 혈당이 좀 있어서 한 달 혹은 두 달에 한 번씩
정하여 놓고 다니는 병원에서 약을 받아다가 상용하고 있는 지 벌써 4년 쯤 됩니다. 다행히 혈압은 정상으로
회복되어 약을 줄였습니다만 혈당의 수치는 150~190정도 인데 더 이상 하향조정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담당 의사선생님은 ‘위험한 정도가 아니니까’ 약만 잘 먹고 식생활을 조금만 주의하면서 적절히 운동을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 속에는 모든 ‘건강의 열쇠’가 이미 포함되어 있지요.
약 잘 먹고 음식 가려 먹고 운동 하면 이라는 것은 제 나이 쯤 된 거의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어지는 처방이자
조언이고 권면입니다. 그래서 아하 그렇구나 하고 새삼 깨달을 것이 없는 것은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이기 때문이지요. 그렇습니다. ‘몰라서’가 아니라 ‘안 해서’인데 그 안하는 이유는 ‘귀찮아서 번거로워서’라는
정답이기에 새삼 스스로 놀라게 됩니다. 건강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아마도 한 개인에게는 가장 소중한 것임에
분명하기에 우리는 ‘건강’의 인사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건강하시죠?” “건강이 최고지요.”
또 “운동 많이 하시죠?” 등등..
부시럭 부시럭 제가 매일 먹는 약을 새삼 꺼내어 봅니다. 우선 혈압 혈당 처방약이 6알.. 비타민C 1알.. 통풍 증상
조절약 1알.. 합하여 보니 꼭 8알이네요.. 하긴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알 정도를 늘 먹었는데 증상이 좋아졌다고
의사선생님이 줄여 준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아내가 챙겨주는 하루 책임 정량 인삼엑기스 1봉.. 칡즙도 1봉..
그리고 육류 단백질 섭취를 줄여야 하니 고기도 마음대로 못 먹고 (고기를 크게 좋아하지 않아서 다행이기는 하지만
이빨도 심심하고..)통풍에는 등푸른 생선마저도 삼가야 한다고 하니 자주 올라오던 고등어구이도 슬며시 식탁에서
사라지고.. 밀가루 음식도 줄여야 한다니 좋아하는 국수, 라면, 빵, 부침개.. 들과의 관계도 머쓱하여지고..
휴 결국은 ‘채소’ 위주로 가라는 것 즉, ‘풀만 먹고 사세요.’에 다름이 아니지요. 허허 참.
그래 채식주의자들도 있으니까.. 그리고 세상의 거의 모든 약이라는 이름의 치료제들 대부분은 ‘식물’에서 채취된
성분들을 가지고 만드는 것이니까.. 채소가 몸에 좋은 줄 누가 모를까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소 돼지 닭으로
대표되는 ‘고기’를 즐기고 아이들도 ‘고기반찬’을 좋아라고 하지요. 그래서 “채소를 많이 드셔야 합니다.”하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은 한 귀로 흘려 버리기 일쑤입니다. 쯧, 그렇습니다. 요리와 음식을 앞에 둔 사람은 그 ‘맛’을
기대하며 침을 삼키지 영양가를 재어보며 평점을 매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기는 항상 비싸고 선망이지만
또한 자칫 육식을 과도히 즐기는 것으로도 건강을 해치게도 되지요.
저 어렸을 적에는 당뇨병을 ‘부잣병’이라고들 하였습니다. 정말 그런지는 몰라도 잘 먹어서 생기는 병이라고 하는
일종의 비아냥인 것이지요. 너나없이 가난해서 못 먹던 시절.. 당뇨병이란 것에 걸려도 좋으니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그리고 온갖 맛있는 중국요리 서양요리들을 마음껏 먹어보았으면.. 했던 어린 마음들은 어느 누구 한 아이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한 어린 자식들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었던 부모들의 심정은 또 어떠하였을까..
그리고 어찌 음식뿐이랴.. 약은 또 어땠고.. 집안에 있는 상비약이라고는 ‘아까징끼’라고 했던 ‘빨간 약’ 그리고
만병통치처럼 아무 곳이나 마구 발랐던 ‘안티푸라민’.. 학교에서 날을 잡아 나누어주고 먹는 것을 확인까지 하였던 회충약..
캬라멜 식으로 되어있던 그 약마저도 ‘단 것’이 궁한 입들에게는 맛있는 것이었고 좀 있는 집 친구 누군가 ‘원기소’라도
한 움큼 들고 나오면 그것 하나 얻어먹어 보려고 졸졸 따라다니기도 하였던...
혹시 날마다 8알 이상의 약들을 입에 털어넣고 있습니까.. 그래서 안 아프고.. 덜 아프고.. 병원에 안 다닌다면
참 다행입니다. 약(藥)좀 먹으면 어떻습니까 어떻든 아프지 않은 것이 최고인 것이지요. 그러나 이제 혹 느지막한
무렵에 이르렀다고 하여도 건강관리를 ‘조금만 더’ 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우선은 많은 어르신 들 말씀처럼
‘자식들에게 걱정을 끼쳐 줄 일이 생기지 않고...’ 허허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 나의 날들인지 내 몸도 내 맘대로 못하고..
그러나 성경에도 일렀듯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모양에 의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기에
지금 한 주먹 아니라 두 주먹씩 약을 먹는 것으로라도 가정에 요동과 평지풍파를 막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나..? 뭐.. 약으로 살고 있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러한 때가 누구에게나 꼭 오게 되는데 맞이할 준비는 되셨습니까.. 쌍수를 들고 버선발로
뛰어나가 맞이할 것은 아니더라도 “그래... 오라...” 넉넉한 마음의 준비 만큼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 선대들은
‘오직 자식들을 위하여’ 자신들의 삶을 제물처럼 바쳤습니다. 아무도 후회하는 사람이 없고 다시 시작한다고 하여도
여전히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뭔가를 잃거나 손해 본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나의 부모님들도 나를 위해
그렇게 하였으니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아 볼까 하여 다시 한 번 약봉투를 꺼내서 헤아려 봅니다.
쯧 몇 날 몇 일 더 살고자 하는 욕심으로서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든 화평을 바라서입니다.
“..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어이그 아직도 8알이 넘네...”
그 ‘하루에 8개’ 운운 하였던 의사선생님을 만나서 묻고 따져보며 사실 확인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처럼 생겨납니다.
허허 그래서 유행하였던 것일까요..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
그래 내 나이에 걸 맞는 맞춤형 건강관리에나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나를 둘러싼 모든 이들과의 화평을 이루는 것이
아니겠는가... 멋지고 건강한 나의 만년.. 나의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니까..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합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산골어부 2018118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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