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 들어가 동면하던 동물들이 깨어나 꿈틀거린다는 경칩(驚蟄)이자 토요일이다.
방송에선 바깥나들이를 시작한 개구리들을 볼 수 있고
일기예보는 20~60mm 가량 비가 내린다고 한다.
아침... 하늘을 바라보니 흐린 날씨지만 금새 비가 내릴 것 같지 않다.
2월 하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 차일피일 미루던
대봉감나무와 매실나무 전지 작업을 해줬다.
전문인이 아니라 웃자란 가지만 잘라주는 정도로 작업하며,
옆집 담너머로 뻗은 가지를 주로 잘라주었다.
작년에는 대봉감이 무척 많이 열어서 초 겨울수확 할 때까지 온가족에게 기쁨을 주었는데
금년에도 많이 열릴 것인지 사믓 기대된다.
매실 나무는 작년에 꽃이 몇 개 피우더니 한 개도 열지 않았다.
금년엔 꽃이 제법 맺혀있는데 좀 열릴건지 궁금하다.
꽃을 보려고 일부러 홍매화를 심었으니 꽃만 피워도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오랫만에 옥상에 올라가보니 화분마다 부추 길이가 다르다
일찍 고개 내민 부추는 벌써 손가락 길이만큼 자랐다.
올해는 쑥갓을 파종하려고 종묘사를 찿으니 아직 농약이나 비료를
구입하는 사람이 적어선지 문을 열지 않아 헛수고만 했다.
최근들어 이삼일 포근하더니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릴 것 같다.
양지바른 곳의 매화도 곧 꽃을 피울 것 같다.
저녁 무렵부터 번개와 함께 굵은 비가 내린다. 여름철 소나기를 닮았다.
지난겨울 적설량이 적고 일부지역에는 식수도
부족하다는데 가믐이 해갈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요즘처럼 농사가 기계화되기 전....
사오십년 전에 아버지께서는 이른 봄에 비가 오면
논의 물꼬를 막아놓고 물을 모아 농사준비를 하셨다.
논에 물이 가득고이면 개구리들이 짝짓기하려고
울어대던 풍경이 아련한 추억이 되어 새삼 떠 오른다.
빗소리가 추억을 끄집어내는 밤이다.
이제 머지않아 꽃소식이 들리겠지...
--- 2016. 03. 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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