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다는 건(流速)
- 淸草배창호 -
잊고 잊힌다는 것은
삶의 자연스런 이치다
순리를 그르치면
바람 든 무속처럼 숭숭한 고무풍선처럼
자멸하는 단순한 미련퉁이도 없다
분출 전 감성의 기억 저편,
얽히고설킨 실타래의 인생살이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멋대로 엉겨놓고
칡넝쿨 칭칭 온통 하늘을 덮듯이
내가 욕심내어 갈망한다 하여서
결코 호락호락 가란 데로 굴러가지 않는 줄
뻔히 알면서도 행여 하는 마음일까
이미 정해진 종래의 한 곳을 향한
우직하게 밟아 온 지난 자국들인데
물줄기 거슬려 오를 수 없듯이
범람하여 이미 터져버린 강물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속마음의 흐름처럼 세월이 약이라 하는데
사랑도 그리움도
그렇게 변해 가는 부질없음을 차마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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