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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다는 건(流速) / 淸草배창호

덕 산 2014. 4. 8. 11:06








흘러간다는 건(流速)  

                       - 淸草배창호 -



잊고 잊힌다는 것은

삶의 자연스런 이치다

순리를 그르치면

바람 든 무속처럼 숭숭한 고무풍선처럼

자멸하는 단순한 미련퉁이도 없다


분출 전 감성의 기억 저편,

얽히고설킨 실타래의 인생살이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멋대로 엉겨놓고

칡넝쿨 칭칭 온통 하늘을 덮듯이

내가 욕심내어  갈망한다 하여서

결코 호락호락 가란 데로 굴러가지 않는 줄

뻔히 알면서도 행여 하는 마음일까


이미 정해진 종래의 한 곳을 향한

우직하게 밟아 온 지난 자국들인데

물줄기 거슬려 오를 수 없듯이

범람하여 이미 터져버린 강물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속마음의 흐름처럼 세월이 약이라 하는데

사랑도 그리움도

그렇게 변해 가는 부질없음을 차마 어쩌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