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허룽이는 봄이 저만치 / 淸草배창호

덕 산 2014. 4. 9. 11:58








허룽이는 봄이 저만치 

                          - 淸草배창호 -



눈썹달이

낮달처럼 솔가지에 걸려있다

아직은 칼바람 귀 볼을 에이지만

겨우내 참았던 자리마다 미련이 남아서

숭숭 구멍 뚫린 돌 개천,

졸졸 물소리 예스럽고도 소박하게 정겹다

산자락 대숲마저도

봄 기운이 거나해

양달 가 밭둑 매화는

이제 막 깨어난 유두 같은 입술에

연지臙脂를 곱게도 찍어

남쪽 가지마다 자랑처럼 늘었는데

햇살이 눈 한번 흘겼어도

봄눈처럼 허룽이는 마음이야

하시라도 때만 기다리면 된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