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진달래는 피었건만 / 淸草배창호

덕 산 2014. 3. 27. 09:25








진달래는 피었건만 

                       - 淸草배창호 -



새벽녘, 서산마루에 걸려 있는

낮달 같은 초승달을 보고 있노라니

잠 못 이룬 두견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솔가지도 이내 봄 순을 들어 밀 터이고

떨칠 수 없는 미련은 애환으로 남겠지만







그래도 푸름을 잃지 않은 산등성이 솔가지

아무렴 네, 어찌 잊을까 마는

그리움이 퇴적처럼 쌓여 돌 비늘이 되었어도

쉬어가는 봄바람 늘어 잡고

짐짓 모른 체 뒷짐만 지고 있으니

유별나게 빼닮은 네가 싫다







언제인가 떠날 님처럼

온통 분홍빛 물결이 기다렸다는 듯이

진달래 지천으로 늘어질 터이니

춘정春情이 불사르면 약도 없다 하거늘

어쩌랴 피할 수 없는 바람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