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는 피었건만
- 淸草배창호 -
새벽녘, 서산마루에 걸려 있는
낮달 같은 초승달을 보고 있노라니
잠 못 이룬 두견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솔가지도 이내 봄 순을 들어 밀 터이고
떨칠 수 없는 미련은 애환으로 남겠지만
그래도 푸름을 잃지 않은 산등성이 솔가지
아무렴 네, 어찌 잊을까 마는
그리움이 퇴적처럼 쌓여 돌 비늘이 되었어도
쉬어가는 봄바람 늘어 잡고
짐짓 모른 체 뒷짐만 지고 있으니
유별나게 빼닮은 네가 싫다
언제인가 떠날 님처럼
온통 분홍빛 물결이 기다렸다는 듯이
진달래 지천으로 늘어질 터이니
춘정春情이 불사르면 약도 없다 하거늘
어쩌랴 피할 수 없는 바람인 것을.
'배창호시인님 글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허룽이는 봄이 저만치 / 淸草배창호 (0) | 2014.04.09 |
|---|---|
| 흘러간다는 건(流速) / 淸草배창호 (0) | 2014.04.08 |
| 줏 대 / 淸草배창호 (5) | 2014.03.26 |
| 첫 나들이 / 淸草배창호 (0) | 2014.03.20 |
| 퇴 적 / 淸草배창호 (0) | 2014.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