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돛
- 淸草 배창호 -
한 줌 볕이라도
가만가만 붙잡고 싶었지만
침묵이 칠흑같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갈대숲이 숨어 우는 듯 나푼 댄다
보채고 달랜다고 될 일도 아니지만
엄동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얹혀서
펄펄 신들린 춤사위
방천숲 가지에도 동토凍土가 빚어내는
백야白夜가 천지 사위를 잠의 무덤으로 재워
마음 하나에 온통 하얗게 도배되었다
나신인 초목이야 암울한 신세를 면치 못했어도
겨우 내 잘도 엉겨냈으니
먼 산꼭대기에 내민 꼭지 볕이
날선 고드름조차 다독일 줄이야,
작은 어느 것 하나에도 소중하지 않은 게 없지만
시방이 있기까지 모른 채 하지 않았으니
소박한 내 안을
징검다리 건너이듯 저버리지 않은 돛으로
길라잡이 들어보니 어언 세월이 빚은 수려한 네,
석양 놀이 이미 저만치 와 있을 줄이야.
필 명 : 청 초
사시는곳 : 경남 진주
하시는 일: 묘목농원(분재30년 취미생활)
"청초 배창호 " 시인님은월간 한맥문학 2010년 5월 詩부문에 신인상 수상하셨습니다.
월간 한맥문학 5월 詩 부문에 출품한 작품 중임이 오시는 게지 외 4편으로 5월의 신인상 수상하였습니다
※ 신인 당선 작품
- 임이 오시는 게지
- 한잎의 풀임에도
- 봄의 길목
- 저녁 노을
- 가을 묵화
심사위원 심사평 - 서정의 멋을 담담하게 노래하는
배창호 님의 작품중에
「임이 오시는 게지」, 「한잎의 풀임에도」, 「봄의 길목」, 「저녁노을」, 「가을 묵화」
5편을 당선작으로 선별했다.
배창호 님의 시세계는
서정의 고운 멋을 노래하는데 자연을 담담하게 그리면서
자연의 원형질을 슬쩍 건드리는 멋이 있다.
「한잎의 풀잎에도」와 「봄의 길목」에서
사랑의 숨결을 표출하고 있는데
시인의 정서가 아름답게 수놓아지는 솜씨를
더 예쁘게 다루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뜨거운 가슴을 가진
배창호 님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과
공명할 수 있는 작품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믿고 싶다.
열정을 쏟아
시를 향한 사랑을 아끼지 말며,
시어를 연마하여 빛나는 시인의 공화국을 만들기 바란다.
진심으로 등단을 축하한다.
--- 모셔온 글 ---
'배창호시인님 글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새벽길 (0) | 2014.02.21 |
|---|---|
| 생각을 돌리며(金剛子) / 淸草배창호 (0) | 2014.02.20 |
| 바람 소리 물소리 / 淸草배창호 (0) | 2014.02.10 |
| 침 묵 / 淸草배창호 (0) | 2014.02.03 |
| 멀고도 가까운 것 / 淸草배창호 (0) | 2014.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