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새벽길

덕 산 2014. 2. 21. 15:42








새벽길 

      - 淸草 배창호 -



밤새 일던 바람조차

한 점 없는 이 고요가 늘 예사롭지 않지만

해 오름 맞이에 예를 다하는

여분을 둔 사념의 행진이 새벽이다


밤새 서리 짓으로 지새운 엄동이

졸음 앞엔 눈꺼풀이 한 짐인데

가고 옴의 초대장은 없어도

묵시적 암묵으로 익혀온 습濕이

동틀 때이면

시름조차 잠재운 바람의 평정심을 보라


그려 놓을 수 없는 흑과 백이지만

통하면 이렇게도 아름다운

이른 아침이란 융단을

지르밟는 이슬이야 무슨 분별이 있을까

그러려니

으레 하였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