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바람 소리 물소리 / 淸草배창호

덕 산 2014. 2. 10. 16:11







바람 소리 물소리 

                  -  淸草배창호 -



동장군의 서슬 퍼른 위세가 가당찮아

전국이 꽁꽁 포화로 연일 얼린다

야멸찬 낯짝이 비수를 닮은 듯이

판박이 같은 얼음장 아래에도

옹알거리는 겨울만의 운치가 송송하다


남풍이 오래면은 아직도 감감한데

때 이른 설렘 같은 입에 발린 엉뚱한 짓거리가

양달 가에 솔개비 뒤엉킨 너덜너덜한 황톳길처럼

얼었다 녹았다 산등성 애간장을 태운다







불 테면 불어라

얼마 남지 않은 이별을 예감할 수 있다면

살을 에는 골바람인들 뼛속까지 시리다 해도

다가올 훈훈한 봄바람을 맞이하라면야

기꺼이 당차지고 싶은데


세상일에 얽매이지 않는 바람이 일다 보면

이내 풀물이 들 테고

물소리에 선잠 깬 갯버들

속 정 깊은 내 임을 닮았다면야

쉬엄쉬엄해도

함초롬히 보조개 핀 봄을 맞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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