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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풍지 / 淸草배창호

덕 산 2014. 1. 6. 14:21

 

 

 

 

 

 

 

문 풍 지 

       - 淸草배창호 -



한밤을 설치다

창호에 비친 네 그림자에 놀란 가슴

꼭두새벽인데도

동공은 그리움을 쫓아서

적요 속을 헤집는다

 

 

 

 

 


야속하게도 설은 건

너덜너덜하게 일고 있는 불면의 밤이

빛살처럼 온화한 시절도 옛일로 돌아서게 하고

속 뜰까지 꽁꽁 얼어붙게 하였는데

하마 사람이 하는 일이라도

감당할 수 없는 비애를

누구라서 알 수 있을까마는

 

 

 

 


짐짓 소통을 외면한 심보가

분별의 선조차 내몰라 하고 있으니

한 뜸 들이고 나면 조금은 헐거워져야 할 터인데

저만치 달이

흘기듯이 가고 있지만 아직도 모른다

숯등걸이 상고대로

온통 하얗게 피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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