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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白夜 / 淸草 배창호

덕 산 2013. 12. 23. 14:55

 

 

 

 

 

백야白夜

        - 淸草 배창호 -



회색빛 땅거미

금세, 시야가 온통 먹빛이다


입동立冬 머리 바람에도 귓불이 시리고

익숙지 않은 적막감이 침잠沈潛에 들은 듯이 

솔가지에 걸린 눈썹달이 

수심에 찬 한기에 미소조차 잃었다


공허한 겨울밤,

속울음이 깊어서 뜬눈으로 새운 날이

어디 하루 이틀이었든가


뒤척이는 밤이 못내 서러워

못 견디게 그리워 차마 보챈다 해도

초승달이 보름달로 차듯이

환한 네 얼굴 보래야 지금은 아니지


하마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는데

서릿발 선 마음

어쩌다 녹일 때조차 잃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