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무념(無念) / 淸草 배창호

덕 산 2014. 1. 2. 15:33

 

 

 

 

 

무념(無念) 

        - 淸草 배창호 -



나고, 들고 할 수  없으니

맛도 색깔도

형상도 없다

텅 빈 충만에서 그 무엇이던

손에 잡히지도 그려지지 않는 까닭은

아집과 집념으로 일궈 온  마음 바다


허공중에 서성이는 멍한 바람처럼

욕심도 무지한 소유에서 빚어져

채움할 수 없고, 갈 곳조차  잃어버려

버릴 수 없는 한 뭉텅이 짐이건만

언뜻 생각하면 딱, 바보 같은데

때 늦은 평정심이지만


돌아가리라 탓하지도 말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미소 꽃,

온 전신에 붉게 불살라

까맣게 잊고 잊었던 눈망울이 질박하게 구른다

담고 비울 일 도 없는

묵상默想의 안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