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無念)
- 淸草 배창호 -
나고, 들고 할 수 없으니
맛도 색깔도
형상도 없다
텅 빈 충만에서 그 무엇이던
손에 잡히지도 그려지지 않는 까닭은
아집과 집념으로 일궈 온 마음 바다
허공중에 서성이는 멍한 바람처럼
욕심도 무지한 소유에서 빚어져
채움할 수 없고, 갈 곳조차 잃어버려
버릴 수 없는 한 뭉텅이 짐이건만
언뜻 생각하면 딱, 바보 같은데
때 늦은 평정심이지만
돌아가리라 탓하지도 말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미소 꽃,
온 전신에 붉게 불살라
까맣게 잊고 잊었던 눈망울이 질박하게 구른다
담고 비울 일 도 없는
묵상默想의 안식을.
'배창호시인님 글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멀고도 가까운 것 / 淸草배창호 (0) | 2014.01.09 |
|---|---|
| 문풍지 / 淸草배창호 (0) | 2014.01.06 |
| 시절인연 / 淸草 배창호 (0) | 2013.12.26 |
| 백야白夜 / 淸草 배창호 (0) | 2013.12.23 |
| 겨울밤 그리움 / 淸草배창호 (0) | 2013.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