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비가 내리더니...
바람이 불고 좀 쌀쌀하다.
금요일이 3.1절이고 주말과 이어져 3일 연휴다.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으려고 산행 계획을 세웠는데...
아침 일찍 헬스장에 운동가는 마나님이
왠인인지... 어디가 아픈지 거실에 누워
침대 이불을 가져다 덮어달란다.
몸살났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말한다.
좀 처럼 이런일이 없었는데...
걱정이 앞선다.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항상 건강한 모습만 보아서 그런지
좀 당황스럽다.
감기가 심하게 걸려도 병원을 가지 않고
쌍화탕 정도로 견뎌내는 사람인데...
더구나, 어디가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으니...
한시간 정도 괜시리 거실과 방을 오가며
마나님 상태를 지켜보는데
헬스장에 마나님이 보이지 않으니까
같이 운동하는 어느분이 전화를 주셨다.
전화를 받고 헬스장에 가는 마나님을 바라보며
평상시 내가 관심을 주지 않아 미안한 마음 가득하다.
얼마전에 잇몸과 관련해서 솔잎을 구해오라는 부탁을
잊고 지내다가 오늘 누워있는 마나님을 보면서 생각이 났다.
서둘러 간편복장을 하고 산으로 향했다.
평일에도 등산객들이 많은데 연휴라 더 많은 것 같다.
일기예보엔 어제 기온보다 10도 정도 더 내려간다고 했지만...
봄은 봄인가 보다 바람만 좀 불고 추위를 느끼지 못하겠다.
솔잎만 채취해서 집으로 곧장 올 계획이었으나,
산에 오르니 좀 산행을 하고 싶어진다.
가까운 등산로를 이용해서
근거리 산행을 하고 집에 도착하니...
약 4~5시간이 소요되었다.
찔레나무는 벌써 새순이 좀 움텃고
양지바른 언덕엔 야생초가 파릇파릇하다.
봄이 가까이에 다가온 느낌이다.
솔잎을 씻어 들통에 넣고
물은 솔잎 위 부분까지 올라올 정도로 붓고
쎈불로 끓이기 시작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서 중불로 끓이고
수시로 물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였다.
두 서너시간을 끓여서 물이 많이 줄었는데도
인터넷에서 솔잎 달이는 요령을 읽었을 때
물이 줄어들면 뿌연 색깔이 난다 라고 했는데
물은 많이 줄었는데 뿌연 색깔이 나지않았다.
4시간 경과...
곰곰히 생각해 보니
청솔잎을 끓이는데 뿌연 색상이 나온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불을 끄고 솔잎을 겉어내고 식히는데
끓인 물의 색깔이 연한 매실엑기스 색상과 거의 비슷하다.
물이 식어 갈 수록 색상이 더 짙어진다.
집안 가득히 솔향으로 그윽하다.
솔잎을 버리지 않고 냄새가 오랫동안 유지하도록
비닐봉투에 담아서 거실한켠에 놓았다.
패트병에 옮겨 담으니 한 병 가득하다.
가글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사용하니까
꽤 오랫동안 사용할 것 같은 생각이다.
오랫만에 마나님한테 칭찬 받을 일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 하루... 솔잎엑기스 만드느라 하루를 보냈다.
솔잎엑기스로 가글해서 잇몸이 나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랫동안 양약을 복용했는데
민간요법으로 치료된다면 더 바람직한 일이다.
나이들며 건강이 제일이다.
오늘 못한 산행은 내일과 모래 중 해야겠다.
- 2013. 3.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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