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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의 독백 / 민흔기

덕 산 2025. 12. 21. 13:38

 

 

 

 

겨울나무의 독백 / 민흔기

 

벌거벗는다는 것은

죄의 고백을 위함인가?

 

지난여름 수많은 일을 거친 가운데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을 보고

내가 잘해서 그런 줄 알았다

 

벌거벗은 마음에

앙상하게 드러난 육체

하얀 함박눈이 소리 없이 내린다

 

당신 앞에

모든 것을 겸손히 내어놓고

경건한 마음으로 첫눈을 맞는다

얼마나 부끄러운지 말할 수 없다

 

마음까지 하얗게 만들어 주신 당신

새싹 돋아날 때까지

그리움 안고

당신 품속에서 고요히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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