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에 오는 사랑 / 정병옥
화려했던 계절의 자태를 스스로 버리고
속내가 다 보이도록 투명한 하늘빛으로
머리위에 내리는 찬 서리가 민트향처럼
시원하다 못해 불쑥 살이 돋는다.
연인의 호흡처럼 따스한 입김을 불고
깊숙이 넣어두었던 주머니에 겨울을 꺼내니
서리꽃의 웃음에 축제가 시작되어
찡긋거린 하늘과 땅이 입맞춤한다.
떨어졌던 체온이 마주잡은 손과
커피한잔으로 마음까지 넉넉해지고
생의 첫출발을 시작점으로 찍으니
겨울은 미소와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동화처럼 백설이 기다려지고
나뭇잎의 주검위로 낭만이 걸으며
다정한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에다
내겐 겨울이 그리웠었다고 말해야겠다.
이렇게 겨울이 시작되는 날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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