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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 / 淸草배창호

덕 산 2025. 9. 2. 19:21

 

 

 

 

빈 배 / 淸草배창호


노을이 저무는 강가에 머문 네가 
바람 스치듯 어스름 내려앉은 
달빛에서 새어 나오는 깊은 한숨 소리 
오직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임자 없는 네 아지랑이,  
먼먼 지평선의 신기루 같아서 
정녕 눈으로 보거나 만질 순 없어도
그대 발길이 머문 곳은 

꿈으로 가득한 
그리움만큼이나
긴 밤을 지새워 밉도록 쟁여둔
온통 일렁이는 환영을 어이 하래야!

나더러 끝없이 찾아 헤매야 할
강물도 품어 안는 바다처럼 
어이 닮으라 하는데
갈 숲의 그늘막에 그만 갈 길을 잃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