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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훑고 간 옹이의 자국마다 / 淸草배창호

덕 산 2025. 7. 25. 05:58

 

 

 

 

바람이 훑고 간 옹이의 자국마다 / 淸草배창호

열꽃을 넘어 훑고 있는 이변의 참상은 
사막도 녹아들게 하는 폭염에다  
토사를 삼키듯 포효하는 폭우暴雨에도
어김없는 네 행보는 
봉숭아 물들이듯 흐드러진 네,
바르르 눈시울을 떨리게 합니다   

칠월의 이때쯤이면 환희의 전율로
층층시하 단아한 설렘을 아낌없이 매단
내 안에 엉킨 그리움의 뿌리
붉은 꽃 한 송이에 심중을 어이 담으리오 마는  
이 한 철만의 사랑이 아닌
지울 수 없는 기억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저마다 찾아 헤매야 할 끝없는 목마름 있듯이
빛바랜 주홍 글씨처럼 묻힐 날 있겠으나
타오르는 시절 인연의 결기처럼,
치성으로 백날을 예지토록 피우는
설령 네, 닮은 백일몽白日夢 될지라도
저물녘이 다하도록 선연한 그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