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과거의 경험과 생각과 지식으로 걸러 보지 않기 / 법상스님

덕 산 2025. 7. 19. 06:29

 

 

 

 

과거의 경험과 생각과 지식으로 걸러 보지 않기 / 법상스님

 

바람이 불 때,

바람을 진하게 느끼면 느낄수록 점점 더 좋습니다.

그런데 이 바람의 특성이 바람이 불 때,

바람을 대충 느끼면 좋은 줄 몰라요.

그런데 밖에 나가서 잠시 눈을 감고 바람에 온 몸을 내준 채,

이렇게 느끼면 진하게 느끼면 느낄수록

더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좋은 느낌이 듭니다.

 

대충 느낄수록 깊이가 좀 덜 좋은데

진하게 눈을 탁 감고 온몸을 맡기고

충분히 느낄수록 더욱 더 좋단 말이죠.

이게 중요한 키 포인트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우리 인생에서 마주할 수 있는

우리 삶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은

대충 바라볼 때

혹은 생각을 투영해서 바라볼 때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놓아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진하게 느끼면 느낄수록

점 점 더 그것에 깊은 향기가 우러납니다.

아주 우리가 알 수 없던 살짝만 담갔을 때는

느끼지 못하는 아주 진한 향기가 우러난단 말이예요.

 

남들은 살짝 살짝만 평생을 담그다 보니까

평생 느끼지 못하던 것들을 깊이있고 진하게

그 우러나는 향기를 맡을 수 있게 됩니다.

 

바닷가 어촌에서 살고 계시는 분들이

바람을 왜 좋아하지 않을까?

바람을 좋아할 법도 한데

왜 좋아하지 않을까를 생각해보니까

그분들이 잘못됐다는 게 전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여기 사시는 분들은

바람이 심하게 불면 직접적으로

경제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고,

때로는 무너질 수도 있고 날라갈 수도 있고

이런 피해를 보는거예요. 직접적 피해를 봅니다.

 

그러다 보니까 주변 환경 때문에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의 터전의 환경 때문에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걱정이

당연히 먼저 될 수 밖에 없단 말이예요.

이것은 맞다 틀리다 좋다 나쁘다

이런 차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그렇다는 겁니다.

 

그래서 바람은 피해와 직결되어 있다보니까

그런 분들이 바람을 접하게 되면 어때요?

과거의 경험이 바람이 붐과 동시에 과거 경험으로 쫓아가서

'아, 과거에 이런 피해가 있었지' 라고

자동으로 생각해 내게 된단 말이예요.

 

그래서 과거의 경험과 생각을 걸러서 현실을 판단합니다.

바람을 있는 그대로의 바람으로 느끼지 못하고

과거의 경험으로 걸러서 해석하는 거예요.

그러면 이제부터는 바람을 있는 그대로 접촉할 수 있는

마주할 수 있는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생각과 과거 경험으로 거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통로가 차단되어 버리는 겁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는

우리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과 차단하고 있다.

모든 것들과의 어떤 접촉,

순수한 대면, 진한 바라봄을 차단시켜왔단 말이예요.

그 차단 시켜온 데에는

과거의 경험, 지식, 이런 것들이 있단 말이예요.

생각이 있단 말이예요.

생각으로 해서 하는게 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진하게 본다는 것은

그걸 조금 진하게 느낀다는 것도 되지만,

또 하나는 과거의 경험과 생각과 지식으로 걸러 보지 않는다.

이것을 또 의미합니다.

 

그래서 순수하게 바라봤을 때,

그것을 진하게 느낄 수 있지만

이걸 생각으로, 경험으로 해석하게 되면

이제부터는 진하게 볼 수 없게 되는 것이죠.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