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함께 따라 흐른다 / 법상스님

덕 산 2025. 6. 30. 06:07

 

 

 

 

 

함께 따라 흐른다 / 법상스님

 

물은 흘러야 제 맛이 나지

고여 있는 물은 맑은 영혼을 간직하지 못합니다.

세상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연 따라 잘 흘러 흘러 가야지

자꾸 어딘가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됩니다.

 

인연이라는 것이 고정되어 늘 그대로이던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인연이란 변하는 것을 생명으로 합니다.

세상은 변하는 것을 그 속성으로 하지요.

 

제행무상이라지 않던가요.

무상이라는 것,

변화한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러나 인연의 흐름인 변화를 거부하고

딱 붙잡으려고 하면

그때부터는 법계의 순환이 막히게 됩니다.

 

생각해 보세요.

우리 몸에 혈액들도 계속 흘러야 하고,

대지의 물 또한 계곡으로 시내로 강으로

바다로 계속 흘러야지

어느 한 곳에 머물게 되면

몸에도 이상이 오고,

물 또한 썩어들게 마련입니다.

 

세상 이치가 그래요.

물 흐르듯 내맡기고 흘러 흘러가야 하는 거지요.

우리 마음도 이처럼 흘러 흘러 갈 수 있어야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마음이란

한순간도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이리로 저리로 옮겨 다닌단 말입니다.

 

마음은 날뛰는 원숭이와 같아서

잠시라도 가만 있지 못하고

계속해서 움직입니다.

 

항상 머무르지 않고 흘러가지요.

이 머무르지 않는 흐름에

온전히 내맡기고 지켜볼 수 있어야 합니다.

 

머물지 않고 날뛰는 이 마음을 잘 지켜본다는 것은

한시도 머무르지 않고

그 변화에 내맡기고 흐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음이 머물지 않고 늘 변화하니,

그 변화하는 마음을 관한다는 것은

'머무르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음을 내더라도 이처럼 머무르지 않아야 합니다.

머무르지 않으려면 잘 관할 수 있어야 하지요.

지켜보지 못하면 원숭이처럼 날뛰는 마음에

휘둘리게 됩니다.

 

잘 지켜보아야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고

흐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온전히 깨어 있으면서 머물지 않는 것이지요.

 

마음 낼 것 다 내고도

잘 지켜볼 수 있다면 머무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늘 함께 따라 흐르세요.

바르게 관찰하면서 그저 이 변화의 흐름에

내맡기고 함께 흐르면 되는 것입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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