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횡포2 / 권오범
가까이 하기엔 콧김이 왠지 꺼림칙해
연약한 목덜미 넘보고 싶은 본성
유발 시키지 않으려고
허술한 옷깃 여며보는 출근길
그래도 다짜고짜 바짓단 들추고 기어들어와
아랫도리 인정사정없이 주물러대
형편없이 쪼그라진 남자의 자존심
엉큼한 속셈 당해낼 재간이 없다
엊저녁 눈곱만큼 내린 눈들마저
스러지지 못하도록
밤새 얼마나 다조졌는지
도로가 혈전증에 걸려 발칵 뒤집힌 세상
두 손이 주머니에 숨어
몸 사리는 사이
속수무책으로 당해 얼얼한 귀싸대기
하여간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것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의 하늘아래 / 임은숙 (0) | 2024.12.14 |
---|---|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도종환 (0) | 2024.12.13 |
야밤, 갈대밭을 지나며 / 조태일 (0) | 2024.12.11 |
더는 갈 수 없는 세월 / 조병화 (0) | 2024.12.10 |
12월 / 임영준 (0) | 2024.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