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이것이 진리다(금강경과 마음) / 법상스님

덕 산 2024. 11. 27. 15:10

 

 

 

 

 

이것이 진리다(금강경과 마음) 

 

'어떤 한 법'이라고 할 만한,

'이것이 진리다'라고 할 만한 그 어떤 고정된 법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바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진리'다.

 

그런데 어떤 것을 진리라고,

법이라고 고정 지을 것인가.

 

고정 지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

항상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

고정된 실체로서의 자아가 없다는 것,

그렇기에 그 어디에도 집착할 것이 없다는 것,

그것이 부처님 말씀이고 법일진대,

'고정지을 것이 없다'는 진리를 고정화할 것인가,

'항상 하는 것이 없다'는 진리를 항상 하는 법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자아가 없다는 무아법을 받아들이는 '나'를 내세울 것인가,

그 어디에도 집착할 것이 없다는 말씀에 집착할 것인가.

 

그 어디에도 집착하고, 머물고, 고정 짓고, '진리'라고 이름 짓고, '한 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

집착하지 말라는 말에 집착해서도 안 되고, '나다' 하고

고정지을 내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나를 내세워서도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그 어떤 법도, 그 어떤 '진리'도,

그 어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도 내세우거나, 집착하거나, 머물지 않는다.

그 어떤 '법'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참된 '법'이기 때문이다.

 

- 409~410쪽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