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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날의 비 / 신주연

덕 산 2024. 5. 6. 09:55

 

 

 

 

초여름날의 비 / 신주연

 

바람이 분다.

창문을 뒤흔든다.

 

하늘 여는 초여름의 비구름이

새털구름을 얼싸안고

어화 둥실 춤을 춘다.

 

바람아, 불어라!

 

봄비는 가고 초여름의 폭우가

훈풍을 타고 신나게 내리고 있다.

 

고추 파 마늘 양념 채소도

싱그럽게 피어오르고

 

논밭 사이로 검붉은 흙물이

졸졸 흘러 들어간다.

 

우주의 신비로운 빗물결이 어디론가

하염없이

흘러내려 가고

 

여름을 알리는 개구리의 합창 소리가

더욱더 애달프게 들려온다.

 

초여름날의 시원하게 쏟아지는

저 소낙비여!

어서 내려라.

 

붉게 타오르는 광란의 황금벌판을

더욱 짙푸르게

적셔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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