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날의 비 / 신주연
바람이 분다.
창문을 뒤흔든다.
하늘 여는 초여름의 비구름이
새털구름을 얼싸안고
어화 둥실 춤을 춘다.
바람아, 불어라!
봄비는 가고 초여름의 폭우가
훈풍을 타고 신나게 내리고 있다.
고추 파 마늘 양념 채소도
싱그럽게 피어오르고
논밭 사이로 검붉은 흙물이
졸졸 흘러 들어간다.
우주의 신비로운 빗물결이 어디론가
하염없이
흘러내려 가고
여름을 알리는 개구리의 합창 소리가
더욱더 애달프게 들려온다.
초여름날의 시원하게 쏟아지는
저 소낙비여!
어서 내려라.
붉게 타오르는 광란의 황금벌판을
더욱 짙푸르게
적셔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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