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하기 : 정업 - 며칠 더 미루라
물건을 구입하기 앞서 생각해 보라...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사서 쓸 여력이 된다면 사서 쓰면 된다.
그런데 한번쯤 되짚어보자.
그것이 반드시 꼭 필요한 것인가,
욕망이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꼭 필요한 것인가.
지금 쓰던 것을 조금 더 고쳐 쓰고, 바꿔 쓰고, 아껴 쓴다면,
그리고 조금 불편하게, 조금 느리게, 좀 더 소박하게 쓴다면,
그것이 필요한 시점을 조금 더 뒤로 미룰 수도 있지 않을까.
한 몇일, 몇 달, 아니 몇 년 더 미뤄 두었다가
그것이 정말 꼭 필요할 때 조금 더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어렵게 지갑을 꺼내는 것은 어떨까.
필요한 것이 생겼을 때 당장에 구입하여 사서 쓰면
그것이 그리 감사하지도 않고
얼마간 쓰다 보면 금방 거기에 젖어 즐거움도 사라지게 마련이다.
필요하자마자 당장에 사서 쓰는 것이야말로
우리 안에 복덕을 감소시키고,
만물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의 마음을 소진시키며,
욕망과 아집과 이기를 키워나가는 아주 빠른 방법이다.
필요한 것을 당장에 살 것이 아니라
조금 뒤로 미루고
내 안에서 얼마만큼이나 간절하게 그것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살펴보라.
그렇게 살피고 또 살피다가 꼭 필요하다는 결론이 날 때
그 때 여기 저기 알아보고 비교해 보고
발품도 조금 팔아 힘겨웁게 그것을 구하게 되면
그것에 대한 짠한 감사와 고마움과 행복감이 밀물처럼 몰려 올 것이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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