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봄비 / 淸草배창호

덕 산 2024. 3. 14. 09:11

 

 

 

 

 

봄비 / 淸草배창호

하마 오시려나, 이슬비 시야를 가린 체 
서둘러 가야 할 집이 없어
나앉은 강둑,
망막 넘어 외진 기억의 언덕에  
피다 만 설은 망울의  
애달픈 마음을 알기나 할까요

기별의 언약은 없었지만 
새벽녘,
외따로이 추적이는 빗방울 소리에
지문처럼 문드러진 실낱같은  
질펀한 방랑의 세월이                
한없이 흐르는 강물 되어

저 아득한 깊은 낭처럼
건널 수 없는 비바람 속
그리움으로 변해버린 
도요桃夭속으로 누가 널 밀어 넣었는지,
때 되면 하시도 저버리지 아니한
봄비 되어 오시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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