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삶의 흔적
이따금씩
아주 이따금씩
뽀얀 먼지 덮인 낡은 엘범을
들춰 보곤 합니다.
기억조차 나지 않는
몇몇 어릴 적 사진들,
그 촌스런 모습들이
마음을 맑혀주는 듯도 하고,
때론 우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따금 어릴 적 사진을 들추면
무언가 알 수 없는
가슴 아린 아련함에
또다른 이상한 마음을 보게 됩니다.
이건 도대체 무슨 마음인지...
마음이 정화되는 것도 같고,
괜히 서러워지는 것도 같 고,
외로워 지는 것도 같고,
그리워 지는 것도 같고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가슴 한 켠이 아려오기도 하고,
이따금 눈물이 흐르기도 하며,
환한 웃음을 짓기도 합니다.
사진을 보며
그 때 그 업을 보는 것 같습니 다.
그 때 만들어 둔 비워지지 않은
묵은 감정의 찌꺼기 들이
한 올 한 올 올라오는 것이지요.
무슨 사 진을 보든
그 사진에 한한 독특한 감정이
참으로 다양한 느낌이 올라오는 겁니다.
그게 우리 업일 겁니다.
사진을 보면
우리 업을, 우리 마음을
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 법상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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