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사색 / 淸草배창호
세상사 천 가지 모습과 만 가지 형상들
구비 고갯길 어이 힘들지 않겠나만
회한으로 얼룩져 곪아 터진
사념들이 마구 손사래 친다
누가 그랬든가, 영혼이 맑으면
글도 승천한다 하였는데
소낙비가 후려친 질펀한 난장 같고
까치둥지에 비둘기가 살듯이
숨바꼭질하는 이 아이러니,
흑백으로 치닫는 물보라의 포말처럼,
무지갯빛이 달랐을 뿐이라 해도
내가 원하는 건 이른 게 아닌데
갈애渴愛만을 구애하는 욕망의 모순을,
때로는 두려움으로 때로는 가슴 조이며
간절히 여기는 삶의 한 축에
군더더기 쏙 뺀 이심전심이라면
동고동락할 수 있는 꿈이라 여겼건만
쌓지 못하고 덫에 걸린 그 마음이 문제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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