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수능을 앞두고!

덕 산 2023. 11. 6. 17:39

 

 

 

 

 

수능을 앞두고! 

 

오세훈 2023-10-25 15:06:08

 

‘지금부터 2개월간 열심히 공부해도 수능성적 안 오릅니다!’

 

 위와 같은 소리를 수능 수험생이나 학부모에게 전한다면, 과연 어떠한 반응을 보일 지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실제로 필자가 수능 2개월 전부터 학생들에게 자주 했었던 표현이었다.

 

 혹자들은 ‘그냥, 학생들 듣기좋게 이야기해 주면 안돼냐?’며 반발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필자의 신조 중 하나는 학생들에게 거짓말을 해줘서 쓸데없는 망상을 품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9월 모평을 치루고 나면 선생들을 찾아다니며 위안을 구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한 두 명의 선생들로 만족하지 않고 자신에게 위안(?)을 듬뿍 안겨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절대로 시간낭비를 문제삼지 않고 줄기차게 선생들을 찾아가 상담을 핑계로 자신만의 위안(?)을 강요해 댄다. 그러는 와중에 일부 학생은 판단을 잘못해서 필자를 찾아와 질문을 하는 상황이 전개되기도 한다.

 

“선생님! 앞으로 2개월 동안 열심히 공부하면 성적이 오를까요?”

 

“아니. 안 올라!”

 

“앞으로 2개월 동안 정말로 열심히 공부한다니까요?”

 

“그래! 네기 앞으로 2개월 동안 열심히 공부한다는 전제 하에, 성적 안오른다고!”

 

“정말 열심히 공부할 거라니깐요?”

 

“그래 네가 남은 2개월 동안 정말로 열심히 공부한다는 전제 하에 네 성적 안 오른다고. 됐냐?“

 

학생이 짜증을 내며, “왜 안오르는데요?”라며 질문을 던진다.

 

필자가 묻기를, “너 남들보다 특출나거나 아니면 반대로 덜 떨어졌냐?”,

 

“아니요!”

 

“그렇지! 너 남들처럼 평범하잖아! 응? 그런데 고3도 이제는 내신이나 수행평가 끝나서 수능에만 전념할 수 있고, 고3이나 재수생이나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비슷해. 게다가 일부 학생들은 이미 수능포기한 상태이고, 나머지 대다수 학생들은 이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한다고 볼 수 있잖아! 긋치?” ,

 

“네!” ,

 

“그렇다면 대부분 평범한 능력을 지닌 학생들은 비슷한 점수를 올리거나 혹은 비슷한 비율로 점수를 올릴 수 있다고 볼 수 있고, 점수를 올렸다 하더라도 같은 점수 내지는 같은 비율로 점수를 올렸다면, 점수에는 변화가 있을 지 모르지만 학생들 등수에는 변화가 없는거잖아! 그렇지?”,

 

“네!”

 

“그런데 수능은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순위가 바뀌지 않으면, 점수나 등급도 상대적 순위를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난이도에 따라 표준점수는 바뀔지 모르겠지만, 학생의 상대적 순위, 즉 수능성적은 그대로란다.”

 

“어! 그러면 공부 열심히 할 필요 없겠네요?”

 

“공부를 게을리 하거나 대충대충한다면, 이전보다 성적(순위)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고,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순위)이 오르지 않는 것은 남들도 다들 열심히 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현 성적이라도 유지하기 원한다면 남들만큼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것이지. 이제 궁금증이 사라졌으면 교실로 돌아가서 남은 시간 열심히 공부하다 집에 가라. 응? 상담 많이 해 봤자 너한테는 시간만 낭비하는거야, 임마!”

 학생들이나 학부모의 기대와는 반대로 이 기간동안에 눈에 띄는 성적향상을 보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공연히 기대하거나 강요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남은 20여일 동안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았으면 하고 개인적으로는 기대해 본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