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은 옥총(玉葱)인가? SOVIET인가?
오병규 2023-10-31 07:02:48
●나는 서울 적선동 태생이다 . 625 사변이 터지고 1.4 후퇴 때 부모님 등에 업히기도 걸리기도 하며 경상북도 상주로 피난을 갔던 것이다 . 물론 그곳이 온전한 조상님 그리고 나의 고향이다 . 학령기가 되어 초등학교입학 했을 때만 하더라도 나의 억양은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
즉 서울말을 썼던 모양이다 . 그래서 놀림감이 되었다 .“서울내기 다마내기 맛없는 다마내기 ” 처음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다마내기 ’가 양파라는 걸 알고 그 소리가 정말 싫었다 .
그 당시만 하더라도 나 아니 서울 사람을 일본인과 동급으로 취급을 했던 것이다 . 50 년대 초중반이니 일본에 대한 감정이나 앙금이 그대로 남아 있을 당시다 .
그리고 서울 사람이면 다 잘 먹고 잘 사는 줄 아는 일종의 시샘이었을 것이다 .
하긴 당시만 하더라도 경복궁도 보고 남대문도 보며 한양 한 번 다녀오는 게 꿈이었던 시절이기는 했다 .
●지방색 ? 이런 건 꼭 우리만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 미국의 예를 들어 보면 뉴요커 (New Yorker)라고 하면 뭔가 단정하고 긍지가 있고 모두 화이트칼라 (whitecollar)의 삶을 사는 것처럼 느껴진다 .
(내 느낌도 있지만 과거 뉴요커 스스로의 느낌 ), 사실 알고 보면 가장 어두운 면이 많은 도시 도심만 벗어나면 온통 범죄의 온상 할렘 (Harlem)가 같은 기분이 듦에도 .
그런 도시를 향해 같은 미국인끼리도 뉴요커를 향해 양키 (Yankee)라며 비하하는 것을 보면 ‘다마내기 ’나
‘양키 ’나 부러움이 동반한 시샘이 아닐까 ?
●서울살이를 접고 인연도 없는 충청도 제천에 자리 잡은 게 햇수로 13년 ~14년 짼가 ? 이곳으로 자리할 때만 하더라도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가장 (특히 남성 )들의 희망 또는 르망은 은퇴 후 귀촌 아니면 최소한 주말이나 휴가 때 오갈 수 있는 전원 속의 세컨 하우스이다 .
내 경우도 마찬 가지다 . 처음부터 정착은 아니고 주말 또는 휴무를 이용하여 이곳을 다녔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곳에 빠져들었다 . 그리고 나름 조기 은퇴를 결심하고 이곳에 녹아들었고 3년 전엔 아예 마누라도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여생을 보낼 준비를 마쳤다.
(충주 시내나 제천시내로 곧 옮길 준비를 하고 있지만 ...)그러나 어쨌든 이젠 서울에 다시 올라 갈 생각은
100퍼센트 없다 . 그만큼 이곳에서의 생활에 마음에 들뿐 아니라 많은 혜택을 누리는 삶이 즐겁기만 하다 .
.
국민의힘 “김포 등 서울 생활권 도시 , 서울시 편입 추진 ”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3/10/30/HSXC4L2SQ5GXJNXF5SMQGZIW54/
.
위 기사만 아니다. 어느 신문인가는 김포 뿐 아니라 하남 . 광주까지 서울로 편입추진이란다 .
이 정도면 대한민국이 아니라 이른바 글자 그대로 ‘서울공화국 ’으로 되어가는 모양이다 .
.
서울이 그리 좋은 데인가? 아니다 . 서울에서 낳고 잠시 떠나 있다 서울에 다시 와서 한 갑자가까이 살아 본 ‘다마내기 ’의 생각은 정말 다르다 . 그제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에 재직하고 있던 조카 부부가 이곳을 찾아왔다 . 7년만의 귀국인가 그랬다 . 그런데 다년 간 근무 했던 그곳을 떠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즉 MIT공대로 이직을 했다는 것이다 . 뉴욕이 지상의 도시가 아니라 고물가와 혼잡 때문에 싫다는 것이다 .
결국 나 같은 ‘다마내기 ’나 조카 같은 ‘양키 ’나 번잡한 곳을 피해가고 싶은 것이다 .
그럼에도 서울이 그리 좋은 건가? 그래봐야 서울 외곽에 살며 서울사람 소리를 듣고 싶은 건가 ?
그래서 묻고 싶다 .
서울은 옥총 (玉葱 )인가 ? SOVIET(연방공화국 )인가 ? Seoul My Soul 아니라 Seoul Is Soviet 인가 ?
단어 공부
옥총(玉葱 ): 다마내기 즉 양파
따총(大葱 ): 파 (대파 )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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