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 매어 둔 그리움 / 淸草배창호
수런수런 강물 소리 외롭다고
하마 닿을 수 없는 까닭에
해 질 녘 일과라도 치를 듯 실금처럼
지난 사랑이 오롯이 파동치는
강가에 매어 둔 그 언약도
잊지 않겠노라는 그리움이듯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외로움이 지문처럼 드리웠다가
허랑허랑 동백이 툭툭 떨어지듯
이내 기약 없는 안녕이 되었습니다
기억조차 가물거리는 독백이런가
묵은 안부를 묻고,
속엣말을 터놓을 수 있는 것조차
까마득히 묻히기만을 기다렸는데
한겨울 차디찬 눈발처럼 다가온
사그라지지 않는 번민이 될 줄이야
잔잔한 물비늘 같은 희미한 세월 앞에
먼 저편의 닻을 내린 포구浦口일 뿐이기에
생멸生滅의 아득한 끝에서
밀어낼 수 없어 대롱대는 가슴앓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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