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벽력 / 淸草배창호
한여름 땡볕을 흔들어 대는 먹구름
가늠할 수 없는 이상기류인 줄만 알았는데
저마다의 몫이 있고
감당할 무게가 있건만
수평을 벗어난 기울어진 저울 눈금처럼
폭주하는 장맛비, 숨 가쁘게 파동을 친다
운치를 자아내든 옛적,
토담집 낙숫물 소리마저도
하루는 좋아도 이틀이면 지겨웠는데
벌거숭이 뭔들 못할까마는
바람도 따라갈 수 없는 세상에
뇌성벽력이 놓는 숨 가쁜 일침이다
탓으로만의 오독 뒤에 구름을 포갠
토사의 탁류가 빚은 상흔이건만
비바람이 맞닥뜨린 뒤꼍에
속물의 근성이 만연한 관습에 경고인지,
빗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산나리를 보라!
회귀한 물길이 그저 통속의 바다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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