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둥의 장맛비 / 淸草배창호
달무리가 뜨고 흐리마리한 밤하늘
연례행사처럼 장맛비 하루가 멀다고
천둥이 우짖고 이내
산허리조차 베어먹는 무리수를 두는지 모르겠다
문물의 한계를 초월한 천체를 누비는
유토피아 이래도, 자연 앞에 선
사이 間을 탓할 수 없는 한낱, 형상일 뿐
시공時空이 무색하리만큼
드러나지 않은 혼돈이라는 파열음의
동요를 즐기는지 모르겠다
곳에 따라 線을 긋는 함몰의 잣대가
파양이 아닌 부디 바다 같은 통속이기를,
짙디짙은 네 농염의 오만한 폭주로
피상皮相의 난장을 아낌없이 펼쳤으니
천변의 방둑을 노리는
폭우가 휩쓸고 간 상흔의 뒤끝에도
비록 덤이 없어도 오늘이 솟는다
갈꽃의 생애는 억척을 그대로 빼닮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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